신소재와 해양, 소프트웨어와 기계공학 발달

개교 70주년 맞아 ‘비전2025+’ 계획 수립
환경변화에 탄력적·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70주년 기념사업으로 대학 인재상과 목표, 핵심가치 등을 싹 바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본다. 교육·산학협력 선도대학을 목표로 여기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려고 한다.”

▲ 반선섭 강릉원주대 총장

강릉원주대 정문을 들어서면 ‘해람인(解纜人)의 참 뜰’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비석과 만난다. '해람인'은 반선섭 강릉원주대 총장이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새롭게 제시한 인재상이다. ‘해람’이란 배의 닻줄을 풀고 출항한다는 의미로서, 해람인은 역량과 인성을 갖추고 미래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인재다. 

강릉원주대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다수 수주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여건이 공고해졌다. 지방대학특성화(CK-Ⅰ)사업, 국립대학혁신(PoINT)지원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지원사업,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인문도시사업 선정이 그 예다.

반 총장은 대학의 역할은 지역사회 그리고 세계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사과정 및 교양·교과 과정을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강릉원주대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강릉원주대의 강점이라면.

“약 29년 동안 학교에 있으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인성이 곱고 바르다고 생각한다. 이런 학생들을 잘 교육해서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대학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왔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역량이 뛰어난 것도 우리 대학의 강점이라고 본다.” 

-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다수 선정됐는데 비결이 있나.

“비결이 있다기보다 교직원이 노력한 결과다. 재정지원사업을 신청할 때 특정한 부서나 보직교수만의 책무가 아니라 모든 부서와 보직자들이 공동으로 힘을 합해 준비한다. 물론 운도 많이 따랐다.” 

- CK 사업은 지역 발전과 지역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맞다. CK 사업은 지역 발전과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결국 학생들을 사회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로 배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교과서를 통한 교육보다 현장실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직접 체험하면서 실용적인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현장실습을 위해 학생들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내보내고 있다. 

- 산학협력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산학협력은 다른 지역보다 잘 돼왔다. 특히 신소재와 해양 관련 사업이 그렇다. 우리는 해양 관련 학과가 4개다. 학과와 업체 간에 5년간 꾸준히 유기적 체계를 맺고 해양 바이오 분야를 특성화했다. 앞서 현장실습을 말했는데 예산 범위 내에서 강원도는 물론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보내려고 한다.” 

- 대학에서는 요즘 교육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대학은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 국립대라 시대 상황에 맞게 단과대를 늘리거나 변경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ACE+사업을 수행하는 대학에 버금가는 학사 제도를 마련했다. 교양·교과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교육 시설은 다 갖췄다고 본다. 또 요즘 교수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학생과 호흡하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교수와 학생 간의 유기적 대화를 통해서 진로나 전공 능력을 키우는 ‘FAM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 개교 70주년을 맞아 '비전 2025+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안다.

“개교 70주년은 대학 구성원 전체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기회여서 매우 뜻깊다. 환경도 변했으니 과거에 세운 대학 중장기 목표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에 70주년에 맞춰 대학 인재상과 목표, 핵심 가치 등을 모두 바꿨다. 지방대학으로서 LINC+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교육 및 산학협력 선도대학을 목표로 정했다. 또 여기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자는 차원에서 비전 2025+를 수립했다.”

- 강릉캠퍼스와 원주캠퍼스 간 특성화는 어떻게 잡고 있나?

“캠퍼스가 나뉘어 있지만 운영에 어려움은 없다. 다만 거리상 학생 간 교류는 힘든 것 같다. 원주캠퍼스는 수도권과 가깝다 보니 소프트웨어, 기계공학이 발달했다. 강릉캠퍼스는 해양과 신소재에서 특성화됐다. 또 인문도시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국어국문학과가 중심이 돼서 문학도시에 걸맞은 사업을 할 때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릉은 허난설헌, 신사임당, 율곡 이이의 고장으로 역사적 장점을 갖고 있다.” 

- 강원도 내 대학들과 교류 협력이 활발하다. 추진되고 있는 상황과 앞으로 계획은.

“강원대와 교류는 강원도 내 국립대 간 교류이고. 강릉지역에서는 가톨릭관동대, 강원도립대학, 강릉영동대학 간 교류하고 있다. 또, 한라대, 연세대 원주캠퍼스와도 교류하고 있다. 강원대와는 자원 공유 교류다. 우리 대학은 강릉과 원주, 강원대는 춘천과 삼척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근접해 있는 대학 간 학점ㆍ학생ㆍ 교수 간의 교류 협력을 하자는 것이다. 4개 대학 간 교류는 도서관, 학생교류, 연구업적, 시설 공유 등을 통해서 자원 낭비를 막고 지역에 기여하는 역할을 높여 공생 발전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자율적으로 맡기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자율적으로 되지 않다 보니 정부에서 예산 지원을 차등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이 잘하면 학생들이 많이 올 것이고, 이런 곳에 지원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재정을 지원해줘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해서 쓰고 교육에 투자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학생들의 선택에 맡기면 도태될 데는 도태되고 살아남을 데는 살아남지 않겠나.”

- 국공립대가 입학금을 폐지했다. 재정적으로 어떤가.

“지역중심대학은 학생 수는 줄고, 등록금은 동결되다 보니 해마다 예산이 감소한다. 보전할 방법 없다. 우리 대학은 지난 3월부터 단과대마다 있는 행정실을 하나로 통합했다. 살아남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 운영과 교과목을 정비했다.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는 감소한 예산을 충당할 수가 없다.”

- 문재인정부가 국공립대 연합 네트워크를 정책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의 대학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국공립대 연합 네트워크는 주로 거점대학 중심의 정책으로 비치고 있다. 지역 분권화 및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중심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강원대가 강릉과 원주 지역에서 하지 못 하는 일을 우리 대학이 교육이나 지역사회 발전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각 지역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체계가 강화된다면 강원도 전체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 대학을 봐야 한다.” 

▲ 반 총장과 해람인의 표지석 앞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이정환 본지 편집국장(오른쪽)

- 임기가 절반쯤 지났다. 총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비하는 것이다. 고비를 넘긴 후에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처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또 4차 산업혁명 이야기도 나온다. 대학은 특정한 분야만 잘 해서는 안 되고, 모든 분야를 융합해야만 대처할 수 있다. 모든 대학은 학생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 맞춰나가야 한다. 앞으로 5차·6차 산업혁명이 도래할지 모른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환경 변화에 탄력적·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강릉원주대는 지역에서 위상이 높다. 양질의 인재를 제일 많이 배출하고 있다. 국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

■ 반선섭 총장은…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강릉원주대 사회과학대학 회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16년 강릉원주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경영학회 감사 및 한국회계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담 = 이정환 편집국장 / 정리 = 이하은 기자 / 사진 = 한명섭 사진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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