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명직업교육대학-캐나다 플래밍대학] 교수 역량개발 체계적 지원 인상적
[해외유명직업교육대학-캐나다 플래밍대학] 교수 역량개발 체계적 지원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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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조 동양미래대학교 교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역량개발지원실장)

캐나다 알콩긴(Algonquin)이나 센테니얼(Centennial) 대학은 학생이 2만명 이상으로 캐나다에서도 큰 규모의 전문대학에 속한다. 이들은 지역 산업체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 직접 손에 잡힐 수 있는 실용적인 응용 교육을 한다. 평생직업교육 시스템이다. 일반과정, 도제과정, Co-Op과정이라는 교육과정 형태에 이러한 정신이 녹아있다. 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참여하는 응용연구는 이러한 교육의 부산물이며 그 결과가 다시 교육에 투입되는 교육 자료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6개월 이내에 90%가 취업한다. 캐나다에서 자리 잡기를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작은 규모 전문대학의 모습은 어떨까? 학생·교수·직원의 수가 적은 기관이라면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운영하기에 아무래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 방문 이전 캐나다 한국교육원(토론토, 원장 이병승)과 여러 논의가 있었고, 소개를 통해 방문했던 플래밍대학(Fleming College)은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에 충분했다. 이 전문대학이 최고의 우수한 고등직업교육을 제공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캐나다 고등직업교육의 우수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캐나다 한국교육원에서는 센테니얼(Centennial)이나 세네카(Seneca)처럼 도심에 위치한 대규모 전문대학보다는(토론토 시내에 위치한 널리 알려진 전문대학들은 너무 많은 외국 학생들로 인해 겉으로만 보아서는 캐나다 대학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이다) 시내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더라도 역량 있는 전문대학과 한국 전문대학 간 실질적인 교류를 추진하고자 했다. 여러 과정을 통해 캐나다 측 전문대학 다섯 곳을 선정했다. 그중 하나가 플래밍대학(Fleming College)이다.

플래밍대학은 네 곳에 캠퍼스가 있으며 각 캠퍼스별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서로 다르다. 전일제 학생 수는 약 6000명, 파트타임 학생의 수는 1만명, 외국인 학생은 약 800명 정도이다. 역시 이곳도 대규모 전문대학과 마찬가지로 일반 정규과정에 다니는 학생보다 파트타임 학생 수가 많고, 평생직업 교육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방문했던 곳은 수덜랜드(Sutherland) 캠퍼스로 다른 캠퍼스보다 토론토에서 약 130Km 떨어져 비교적 가깝다고 하지만 그래도 두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고, 가까이 피터보로(Peterbourough) 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무척이나 혼잡하고 붐비는 토론토 시내와 달리 정말 외국에 온 것 같은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캠퍼스 또한 아름다웠다. 

▲ 수덜랜드 캠퍼스 전경. 사진=플래밍대학 홈페이지 캡쳐

■ 고등직업교육 위한 자격

이곳에서 캐나다 전문대학의 교육과정, 학생 지원, 교원에 대한 지원 및 품질관리 등에 대해 꽤 오랜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특히 전문대학 교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이나 역량의 지속적인 유지 방안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플래밍대학 틸리 (G.A. Tilly) 총장과의 대화에서 고등직업교육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서 교원 역량의 개발과 유지를 위한 고민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캐나다 공립 전문대학들은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았고 플래밍대학도 이 중의 하나이다. 틸리 총장의 설명에 의하면, 50년 전 전문대학을 처음 만들 때, 현업에 있는 전문가가 전문대학에서 약 3년을 강의하고 다시 현업으로 복귀하는 모델을 고려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현장의 기술을 곧바로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길지 않은 기간이 지난 후 다시 현업으로 복귀하기 때문에 교원도 현장의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모델일 수 있다. 또, 운영 방식은 좀 다르지만, 많은 전문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산업체 겸임교수 제도도 이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순환 모델은 성공하지 못했고(전문대학에서 현업으로 복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등직업교육 교원 역량의 개발과 유지라는 고민이 여전히 있었다. 고등직업교육 교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전문 직업역량과 교수(teaching) 역량으로 구분할 때, 전문대학 임용 초기에는 전문 직업역량은 우수하지만, 학생을 상대해 가르치는 교수역량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제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학생들을 접하고 가르치는 경험이 쌓이면서 교수역량은 향상되지만, 아무래도 현업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문 직업역량은 점점 감퇴하게 된다. 따라서, 교원으로서 입직 초기에는 교수역량을, 시간이 지나면서는 전문 직업역량을 보완·유지·향상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 교직원 연수를 담당하고 있는 역량개발지원실장으로서 이러한 고민을 계속해 오고 있었고, 그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했던 터라 이러한 설명에 매우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교원의 채용과 교육·훈련 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 플래밍대학 체육관

■ 캐나다 전문대 교원 채용과 훈련

캐나다 전문대학에서도 우리나라 전문대학과 마찬가지로 현장 경험과 경력을 위주로 교원의 채용이 이루어 지는 경향이 있다. 채용 당시 교수(teaching)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 조건(영국, 호주와 같이 자격을 요구하는 국가들도 존재)은 없으며 해당 전공에서 목표로 하는 학생의 직업군과 관련된 자격이나 경력이 필요하고, 학생들 또한 현장 경험이 있는 교원을 선호한다. 교원 채용과 관련한 주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전문대학별로 채용 기준은 서로 다르고, 자율적인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채용 이후 교원의 역량 보완·유지·향상을 위한 과정은 우리의 경우와 유사하거나 조금 나은 정도로 보였다. 먼저 우리의 교수학습지원센터와 유사한 형태인 Learning Development Resource 팀이 정기적인 교수 학습 워크숍, 학습자료 개발 등을 통해 교원들의 교수역량의 향상을 지원한다. 또, 교원이 전문 직업역량 개발을 위해 학위과정이 필요한 경우 학비, 안식년 등을 지원하고, 산업체 연수나 학회 참여 지원도 하고 있다. 

하지만, 교원 역량의 개발을 교원 개인의 책임으로만 맡겨 놓고 있지는 않다. 플래밍대학을 포함해서 방문했던 모든 대학에서 교원 역량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체계를 갖추고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원 임용 초기에 교수역량 개발을 위한 장·단기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고, 전문 직업역량 개발을 위한 Professional Development Workshop을 자주 개최하고 있다.

▲ 실습실 모습. 사진=플래밍대학 홈페이지 캡쳐

■ 체계를 갖춘 교원 역량 개발과정

마침, 도제과정이 진행 중인 한 실습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일반과정의 방학기간 동안을 이용해 도제과정의 몇몇 학생들이 실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 실습장에서는 모형이라기보다는 실제에 가까운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만들고 있었는데, 전기·건축·토목 등 여러 전공에서 공동으로 활용하고, 각각 필요한 실습을 진행한다. 이 건물은 실습 과정에서 매번 만들고, 해체하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이 실습장은 전문대학 교원이 갖추어야 할 역량, 즉 교수역량과 전문 직업역량에 대한 생각을 다시 떠오르게 했다. 또 실습장 안에서 열심히 강의 중인 교원은 누구이며 그 역량 수준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고, 어떠한 경로를 통해 그 사람이 지닌 교원 역량의 보완·유지·향상이 이루어져 왔을지도 상상해 보았다. 물론 여기에 우리 전문대학 교원 역량의 보완·유지·향상을 위한 체계와 대안들은 무엇인가에 대해서까지도 생각이 미치게 됐다. 고등직업교육에 국가의 책무가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고등직업교육의 이해당사자들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각 전문대학, 그리고 개별 교원들 모두의 역할도 더욱 중요하다.

플래밍대학을 나오면서 잠시 들렀던 Athletics & Recreation Center는 매우 넓고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지역 주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지역 사회와의 관계는 밀접하다는 정도로 표현할 수 없어 보였고, 그냥 녹아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전문대학의 현실과 역할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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