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욱 동원대학교 교수

▲ 황선욱 동원대학교 교수

2000년에 들어서면서 교육부는 ‘Study Korea’를 외치며 유학생 10만명 유치를 위해 2020년까지 각종 사업을 펼칠 청사진을 제시하였고, ‘WCC 사업’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고등교육 및 고등직업교육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유학생 유치, 생존을 위한 절실함
최근 학령인구의 감소는 입학정원을 뛰어넘어 감당할 수 없는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모든 대학 및 전문대학은 경영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대학이 등록금 동결 대비 인건비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인건비와 각종 공과금을 포함한 경직성 경비, 장학금 지급률만으로도 90%에 육박하는 등록금 대비 지출로 교육의 질 확보를 위한 환경 개선 및 기자재 구매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유학생 유치 등 학령인구 감소분을 대치할 자원 개발이 대학 생존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함은 당연하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 학생은 유학 비용을 감당할 재정적 여력이 충분치 못하다. 이 경우 전문대학은 이들이 원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류와 관련된 이들 지역의 관심은 유학생 유치에 대한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국가적 관심과 전문대학 간의 연계를 통한 유치 전략은 전문대학의 존립 위기를 타개할 묘수가 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장한 글로벌 리더 양성
전문대학은 60% 언저리에서 주춤하던 취업률을 특성화 사업을 통해 70%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애초 목표로 했던 취업률 80%가 달성 가능한 목표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이 고용 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정부는 돌파구 마련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창업 정책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물론 유럽 등지에서 IT, BT, CT를 중심으로 창업을 유도해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한 예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기초 과학이 약하고 생계형 창업에 의존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얼마나 많은 창조적 신산업 일자리가 창출될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우리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IT 강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고, 세계 시장에서는 우리 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산재해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IT 인력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세계 시장의 일자리를 찾아 떠날 수 있는 ‘프런티어 정신’이 현 상황에서 더욱 필요로 하는 취업률 증가 방안이라 할 수 있다.

특성화 성과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할 때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은 최근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NCS는 교육과정을 체계화하고 대한민국 실정에 맞는 표준화를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멀고 원대한 꿈을 꾸어야 할 시기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는 경제 수준에 따라 여러 분류로 나누어 접근하는 방식의 개발이 필요한 곳이다. 경제 수준에 따라 일반 대학 중심의 연구 협력 체제 구축이 필요한 지역과 개발도상국 단계에서 고등직업교육이 필요한 지역, 기능 중심의 폴리텍 대학과 마이스터고 교육을 해야 하는 지역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분류와 분석을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수출을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이제 전문대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분명하다면 모두가 하나 되어 전진해야만 한다. 이를 위한 국가 정책 수립과 전문대학을 포함한 관계 기관들의 협력 구축이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시(時)와 소(所)가 적절해야 한다. 모쪼록 ‘때’를 놓치는 ‘우(遇)’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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