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평가·시간강사법, 부총리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듯

“기재부, 국회 때문에 힘 빠진 것 아니냐” 분석 나와
일각에선 “다른 뜻 있어서 눈치 본다” 의혹도

▲ 김상곤 부총리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교수 단체 출신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부임 후 예상과는 다른 행보가 이어지면서 대학가에서는 김상곤 부총리가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달 공청회를 앞둔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대로라는 게 대학가의 중론이다.

애초 대학가에서는 대학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상곤 부총리가 부임하면서 대학평가에도 폐지를 포함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재까지는 미풍에 그치고 있다. 

김상곤 부총리는 한신대 교수 재직 중 교무처장을 지낸 바 있다. 한 교수단체 관계자는 “김상곤 부총리가 대학 사정은 잘 알고 있는데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며 “교육부가 대학한테나 갑(甲)이지 정부 부처에서는 찬밥 아니냐”고 말했다.

내년 시행을 앞둔 시간강사법과 관련해서도 김상곤 부총리의 뜻이 그대로 관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1년 미만 단기 계약으로 대량 해고와 고용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시간강사법은 현재 비정규 교수들이 폐기를 요구하며 노숙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또 다른 교수단체 한 교수는 “김상곤 부총리가 절절히 공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했다”며 “법은 국회에서 다뤄야 하는데 이를 움직이기 쉽지 않은 것 아니겠나”고 전했다.

부임 이후 금방 해결될 것 같았던 국립대 총장 문제도 순탄치 않다. 총장 공석이던 국립대에는 취임 100일이 지나서야 적격 통보가 내려졌고 그나마도 부적격자에 대한 사유 통보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A교수는 “부총리가 교육부 관료화 사회에서 길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있었던 수능 개편방안 유예 역시 김상곤 부총리는 오랜 소신이었던 절대평가 전환을 강조했으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 잡기’를 위해 밀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대학가에서는 예상보다 미미한 ‘김상곤 표 교육개혁’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김상곤 부총리가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B교수는 “여당 지지자로서 여러 이야기를 듣는데, 부총리가 정치인으로서 생각이 있어 몸을 사리고 개혁을 안 하는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예상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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