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대학 간 충원율 격차…지방대학 학습자 확보 고충

[한국대학신문 박현민 기자] 선(先)취업 후(後)진학 체계 활성화를 목표로 교육부가 일반대학에 수 백억 원을 지원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 위기다.

지난해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평단사업)에 선정된 9개 대학이 모두 정원 미달 사태를 빚은데 이어 2018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에서도 사업에 참여한 15개 대학 가운데 지방 7개 대학이 미달 사태를 맞았다. 

교육부는 성격이 비슷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평단사업)과 평생학습 중심대학 지원사업(평중사업)을 통합·개편해 올해부터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으로 큰 틀을 바꿨지만 대학 소재지에 따른 충원율 격차는 여전하다.

조승래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평단사업 선정대학 9곳의 지난 해 학생 충원율은 55.8%에 불과하다. 

전체 42개 학과 가운데 41개 학과가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구대의 경우 정보기술응용학과가 30명 정원에 5명, 사회적기업·창업학과가 30명 정원에 7명 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학생 충원율이 미흡한 대구대는 결국 올해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했다. 

또 부경대는 20명 정원의 자동차응용공학과에 3명을 충원하는데 그쳐 올해 해당 학과를 폐과했다.

이처럼 평단사업 선정대학의 학생 충원율이 절반 수준에 그친 것에 대해 교육부는 지난해 대학 선정이 늦어 홍보와 학생 모집이 미흡했다고 분석한다.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평단사업 선정이 5월 쯤 완료되며 9월 수시모집 기간 전까지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하는데 노력하는 시간이 짧아 충원이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며 "실제 지난해 평단사업 지원대학 9곳의 수시모집 대비 올해 수시모집 지원자는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경쟁률은 0.7대 1 이었지만 올해 15개 대학 경쟁률은 1.57대1 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평단사업 수시모집 전체 지원자는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 충원율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에 선정된 15개 대학 중 △경희대 △동국대 △명지대 △서울과기대 △아주대 등 수도권 5개 대학은 모두 수시모집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과는 최대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경·강원권의 A대학이 60명 정원에 40여 명이 지원하는 등 지방 7개 대학은 수시모집 지원자가 모집인원에 크게 못 미쳤다.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서류와 면접 등으로 선발하는 전형 특성상 정시 모집에 응시하는 인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돼 이들 대학은 올해도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잇따라 정원 미달 사태를 맞게 된 지방 대학들은 학습자 모집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기준은 학위과정 학습자에 대해 만 30세 이상의 성인학습자 또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을 졸업하고 산업체 근무경력이 3년 이상인 재직자로 정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지방대학들은 자격에 해당하는 지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 사태가 매년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똑같은 기준으로 학습자를 모집하다 보니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간 여건이 극심하게 차이 난다. 국내 일자리의 50%가 수도권에 집중해 있어 수도권 대학은 비교적 충원이 쉬운 편이다. 하지만 지방 대학에서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재직한 지 3년 이상의 성인학습자를 발굴하기 위해 특성화고를 찾아 졸업한 재직자 중 학습 희망자를 찾아나서기까지 한다. 노력을 기울여도 지역 내에서 기준에 부합한 지원자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대학 관계자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성인학습자도 미래융합대학에 진학해 직무능력을 향상하고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자 기준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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