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주화 선도한 광주 역사를 일본에 알리는 일”

▲ 김정훈 교수

[한국대학신문 김홍근 기자] 김정훈 전남과학대학교 교수(일문학)가 21일 나고야지역 국립대인 아이치교육대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한 시인으로 알려진 故 문병란 시인에 대한 공개강연을 가졌다.

일본에서 히로오카 모리호 주오대 교수와 함께 문병란 시인의 시집 ‘직녀에게 1980년 5월 광주’를 공역으로 출판하고 국내에서도 공동편저로 출간한 김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평화를 위한 문학의 역할-문병란과 니이미 난키치 문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강연을 앞두고 그는 “이번 강연에서는 시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문병란과 니이미 난키치가 추구한 평화정신을 비교해보고 논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문병란 시인을 일본에 소개하는 것은 한국의 민주화를 선도한 광주 공동체의 역사를 알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란 시인은 전두환 정권 당시 광주민주화운동의 정당성, 그 진상과 역사적 의의를 알리는 강연, 방송, 칼럼 등을 통해 실천운동과 문필활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위한 추모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1970~80년대 엄격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민중 시인으로 활동했던 문병란은 그의 서적이 판매금지를 당하거나 계엄사에 의해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힐 정도로 탄압을 당했다”며 “그의 평화정신은 민중이 어떠한 독재나 권력으로부터도 억압과 강요당하지 않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상황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故 니이미 난키치는 일제강점기에 국경과 이데올로기를 초월하는 인간적인 교류를 작품에 담아낸 인물이다. 그의 작품 ‘아버지의 나라’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어로 제목을 붙인 파격적인 작품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위치를 초월해 일본인과 조선인이 교류하는 내용을 테마로 그려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점에서 니이미 난키치에게 반전평화 정신을 주목했다. 

그는 “니이미 난키치는 2014년 8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지원회’가 추진하는 ‘한일 청소년 평화교류’에서 한국청소년들과 함께 나고야를 방문했을 때 알게 된 작가”라며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니이미 난키치는 어린애들의 순수한 동심의 세계, 동물과 인간과의 교감, 아름다운 다연 등을 테마로 작품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또 다른 사회성 짙은 반전평화의 면모를 발견하고 크게 자극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