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대학상담센터’ 등 일반대학 위주 정보 제공 ‘지적’

‘고등학교 교사들을 위한 입시설명회’ 개최 등 자체적인 노력도
일반대학·전문대학 간 입시정보 격차 해소 위해 국가 지원 필요

▲ '2018학년도 전문대학 수시학생 모집 고교진학교사 입시 설명회' 모습이다. (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전문대학 수시2차 모집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예전과 달리 전문대학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전문대학 입시 정보에 접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해야 하는 일선 고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18학년도 전문대학 수시 1차 모집 지원 결과’에 따르면 전국 133개 전문대학 총 11만781명(정원내 전형기준) 모집에 72만5946명이 지원해 지난해 71만7853명보다 8093명(1.1%p) 증가했다. 이로써 전문대학 수시 지원인원은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현장에 있는 고등학교 진로담당 교사들도 고등학생들의 전문대학 선호현상을 체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의외로 전문대학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옛날에는 학생들이 무조건 일반대학에 진학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에는 청년실업의 영향인지 전문대학에 가는 걸 부끄럽게 여기거나 주저하는 모습이 없다”면서 “일반대학에 나와서 전문대학으로 유턴하는 현상도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실용적으로 전문대학을 많이 생각하고 있는 추세”라며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대학에 비해 전문대학 입시에 관련된 정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일반대학의 경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운영하는 대입정보사이트 ‘어디가’나 ‘대학입시상담센터’를 통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전문대학의 경우 그런 시스템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에서 열리는 입시설명회조차도 일반대학 위주로 이뤄지다보니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권혁일 예화여고 교사는 “특히 대교협에서는 상담교사 300명 이상을 둔 ‘대학입시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선생님을 통해 전화를 걸면 언제든지 통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전문대학에는 그런 시스템이 안 돼 있다”면서 “대교협의 ‘대학상담센터’에 전화를 하더라도 상담교사가 전문대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깊이 있는 상담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등학교의 진학상담교사나 3학년 부장교사들이 전문대학에 대한 진학지도는 거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고등학교 교사 대부분이 전문대학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다보니 학생들이 ‘저 여기 갈래요’ 하면 ‘그래 그럼 너가 알아서 해봐’ 이런 식의 진로지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대학 자체적으로 고등학교 교사들을 위한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전문대학 입시정보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전문대학 수시입시박람회’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교사들이 학부모 다음으로 고등학생들에게 진학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서울대학교를 시작으로 올해는 지난 7월 수도권은 동서울대학교, 지방권은 대전보건대학교에서 각각 두 차례 설명회를 진행했다. 오는 12월 중순에는 정시모집을 대비해 한 차례 더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권역별로 그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들이 그 지역에 있는 전문대학에 대한 특성과 입학전형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강석규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학처장은 “일차적으로 고등학교에서 진학상담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전문대학의 입학전형 등 입시정보에 대해 알리는 자리가 더 많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의 진학지도가 가능하다”면서 “(전문대학 관계자가 아닌 고등학교 교사들이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대학 관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과 고등학교에서 집중 설명해줬으면 하는 부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진학지도 하는 교사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직접 전달하다보니까 와서 설명을 듣는 교사들의 이해도도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명회를 하고 나면 그 지역별로 궁금한 사항들이 쏟아진다. 어떤 대학의 어떤 전형이 궁금하다고 하면 그 지역의 전문대학 입학실무자들이 답변해줄 수 있도록 지역별 유대감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아무래도 중앙에서는 (인력 문제 등으로) 전국 전체 고등학교 교사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게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대학의 입시정보를 더 많이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시전형의 간소화, 표준화 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복잡한 입시전형이 진로상담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의외로 전문대학 입시에서의 지원자격, 전형유형 등 표준화가 덜 된 부분이 있다. 그 때문에 전문대학 입시가 더 복잡하게 여겨진다”면서 “오히려 일반대학의 경우 입시전형의 표준화, 간소화 작업이 더 많이 진전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석규 처장은 “전문대학마다 맞는 학생들을 뽑으려다보니 학교마다의 특색을 살린다는 측면이 있는데 문제는 너무 복잡한 입학전형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라면서 “전문대학에 대한 진학지도는 수도권이나 일부 주요 대학을 제외하고는 진학지도를 거의 안 해주고 학생들이 알아서 판단해 찾아가는 형식이 되더라. 작년부터 입학전형 간소화 작업을 추진했으며, 올해는 그 과에 맞는 학생을 뽑으려고 하는데 획일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 입학전형 유형화라고 명칭을 바꿔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의 입시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병진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대교협은 교육부로부터 특별교부금을 받아 ‘어디가’나 ‘대학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별교부금은 17개 시도에서 할당금을 나눠서 지원해주는 것”이라면서 “‘어디가’만 해도 60~70억원을 매년 지원해준다. 그러나 전문대교협의 경우 특별교부금으로 지원받는 건 5억원 뿐이며, 그마저도 지난해부터 지원받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나서서 예산 배분에 있어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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