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영남대 국제교류팀

문득 드는 생각이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하는 것이다. 특히나 대학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인생의 황금기라고도 할 수 있었을 대학생 시절에 지금 터득한 정보와 지혜를 모두 갖고 다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필자는 결국에는 그럭저럭 원하던 수도권 대학의 원하던 학과에 입학해 공부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야망에 넘치던 청소년이었는지 그래도 대학은 수도권의 좋은 대학교에 가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강박 관념은 실제로 수도권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서울 중심의 좁은 세계관으로 변모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석사과정을 유럽에서 마치고 경기도에 소재한 대학에서 직원으로서 경력을 시작한 뒤 이제는 아예 경북에 소재한 대학에서 봉직하고 있노라니 그때는 왜 그리 서울에 목을 매달았나 싶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한 선배는 “서울 사람들은 패가망신을 해야 지방에 내려가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지만 지금으로선 여러모로 욕망이 들끓는 서울의 생활만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대학생 시절에 다른 학우들과 마찬가지로 넉넉지 않은 호주머니와 집안 사정을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다. 학부 시절 장학금은 한 번쯤 받아 본 기억이 있는데 대학 직원이 돼 보니 근로장학이라는 제도를 비롯해 대학생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예나 지금이나 많았다는 것을 새삼 발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에서 씩씩하게 근로장학생으로 뛰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기껏 과외 자리나 탐하던 학부 시절이 부끄러워진다.

지금도 틈틈이 책을 보기도 하지만 확실히 대학생으로 지내던 시절에는 같은 글을 읽어도 보다 풍부한 생각과 통찰을 얻었던 것을 기억하면서 대학생 시절에 더 많은 책을 읽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세상사를 보는 시각과 가치관이 시나브로 굳어져 다소 무심하고 때로는 냉소적이 된 면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지 못한 채 다른 이들의 삶에 곁눈질하고 갈지 자 걸음으로 캠퍼스를 거닐 곤 했던 것이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사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감당해야 하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일 터이다.

스티브 잡스가 언급하였듯 저마다 자신만의 점을 찍어 나가다 보면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니 대학생 여러분들이여, 그대 자신을 믿고 아끼시라.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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