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장(대전과학기술대학교 입학관리처장)

“인류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의 사회로 이동할 것”이라는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류사회에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대 전환기가 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 면에서 2010년 이후에는 기존에 15년에 걸쳐 변화되던 것이 변화 가속도가 붙어 10개월밖에 소요되지 않는 것처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가속될 것이다.

변화의 범위 및 영향력, 즉 인간생활 면에서는 적어도 2050년 이내에 자율운행차가 인간의 운전을 대체하고, 물류유통 면에서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시장과 백화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의료 면에서도 30억 쌍의 염기서열(DNA-ATGC)을 해독하고, Genome분석에 의한 맞춤의료시대가 열릴 것이다. 현재도 특정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명의로 Watson이 등장하고 있어 의사도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된다. 어쩌면 유전적 질병이 없는 아이의 출산이나 3D Bioprinting기술의 발전으로 신체의 많은 장기들을 기계부품처럼 교환이 가능한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면 대학교육 면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예측될 것인가?

MOOC의 등장으로 대학이 사라지고, 교수도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의 모든 업무, 즉 입학부터 강의, 시험, 학점부여, 졸업 등의 업무들은 인터넷이 해결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미래는‘도둑처럼’ 아무도 모르게 엄첨난 속도와 영향력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기술은 여전히 뒤떨어져 있고 선진국 모델을 뒤따라가는 정책 마련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사물인터넷(IoT)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기술격차가 1.2년(기술수준 80.9%), 빅데이터(bIG-Data)분야는 1.6년(69.6%), 사이버물리시스템(CPS)분야는 1.5년(75.5%), 인공지능(AI)분야는 2.6년(69.5%) 뒤떨어진 상태이지만 이 간격은 계속 유지되며, 더욱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격차를 극복하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는 창의성과 융복합성, 유연성이다. 이 시대의 대학은 이러한 '특장점(Talent)'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 각 분야에서 한국에서만의 최고가 아닌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특장점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대학의 가공 능력’보다는 ‘원재료의 질’을 대학에 대한 평가기준으로 삼아, ‘인재를 어떻게 교육시켜 우수한 특장점이 있는 인재로 만드느냐’보다는 ‘특장점이 있는 자원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영재를 둔재로 만드는 대학'이라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과거의 우리사회에서 만연돼 있는 것처럼,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고 그 대학을 나와야 우리 사회의 인맥 형성에 유리하고 사회생활에 큰 도움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우수대학 입학 = 인생의 성공’이라는 방정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무한경쟁의 입시 지옥에서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대학에 입학하고도 졸업과 동시에 취업 재수생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창의성’과 ‘특장점’은 지나친 경쟁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식의 생명주기가 반감기로 줄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거의 지식을 뭔가 잘 외워서 답안지만 잘 작성하는 인재보다는 보다 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 대학교육시스템에 관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제4차 혁명시대 인재상’을 육성하는데 있어 대대적인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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