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원 숭실대 대학교육혁신원 과장

필자는 평소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처음에는 누구나 풀 수 있는 쉬운 문제들이 출제돼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고조시키곤 한다. 후반부의 난이도 높은 문제는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갈 때마다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하게 된다. 그리고는 마치 짜고 치는 것처럼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온다.

이때 “찬스를 쓰실 수 있습니다”라는 사회자의 한마디가 울려 퍼지고 출연자의 얼굴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한 모습으로 바뀐다. 대부분의 출연자는 ‘찬스’를 통해 ‘결정적 힌트’를 얻고 퀴즈를 계속 풀어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게 된다. 가끔 ‘결정적 힌트’를 얻고도 ‘오답’을 말할 때가 있는데 이 경우 출연자의 표정에서 묻어나는 아쉬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힌트’는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다가오며 활용유무에 따라 실패할 수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다.

근래 대학의 화두는 ‘교육혁신’이다. ‘혁신’은 가죽의 껍질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어마 무시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칼로 살짝 생채기만 나도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100년 가까이 지속된 대학 교육을 혁신한다는 것에는 얼마나 고통이 따를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100년 전 살았던 헨리 포드가 현재 모습을 바라본다면 가장 놀라운 점 중에 하나가 자동차 메이커들의 로봇으로 대체된 자동화 생산 시스템이며 그렇지 않은 부분이 100년 전과 똑같은 집체교육으로 진행되는 대학의 강의 모습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100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안주한 분야가 교육 분야라는 의미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출발한 '교육혁신'은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받아들이면서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대학은 변화를 선도해야 함에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4차 산업혁명’은 '교육혁신'의 방향에 대해 많은 힌트를 주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 7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2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사회. 그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우리는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우리 교육계에 주는 '결정적 힌트'임에 분명하다.

그것이 '결정적인 힌트'임을 인지하고,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지는 순순히 우리 대학의 몫임에 틀림없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을 위해 지금 현재 우리가 해내야 할 일들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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