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형 문제로 체감 난이도 높았던 수능, “변별력 확보한 시험”

중상위권 비율 많아질수록 경쟁률 더 높아질 가능성
대학별 환산점수로 지원가능여부 판단하고 가산점 유무 확인해야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지진으로 시험일이 연기되는 등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하고 혼란스러운 시험이었다. 전문가들은 성적을 토대로 대학별 환산점수와 가산점 유무를 확인해 종합적인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변수 많았던 수능, 변별력 확보했나 = 올해 수능은 수험생 입장에서 혼란의 연속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이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일 하루 전 날인 지난달 15일, 시험 일주일 연기가 급작스레 결정되면서 학생들은 시험 전부터 변수에 봉착했다. 일주일 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컨디션 조절과 집중력 저하를 우려하는 게 중론이었다.

시험에서는 신유형 문제들이 등장하며 수험생들은 또 한 번 애를 먹었다. 국어영역에서는 화법과 작문을 연결한 4~7번, 국어사전의 개정 내용을 탐구영역으로 삼은 15번, 교과서나 EBS교재에 실리지 않았던 문학작품 출제 등 학생들이 당황할 수 있는 문항들이 있었다. 수학에서도 단순 계산 반복 문제보다는 종합적인 사고력과 추론 능력이 필요한 고난도 문제가 출제됐다. 수학 가형 21번은 로그함수의 역함수 개념과 미분까지 숙지해야 풀 수 있었고 수학 나형 30번은 그래프의 형태를 추론하고 정적분 계산과 수열 개념까지 완벽히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이었다.

이번 수능은 ‘불수능’이라고 평가된 지난해 수능만큼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0.23%에 그쳤고 수학 가형은 전년도 대비 1.66%에서 0.07%로 대폭 하락했으며 수학 나형도 0.31%에서 0.15%로 감소했다. 올해 수능도 이 정도 비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소속 김창묵 교사(경신고)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한 시험이었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 2018학년도 주요대 정시 수능 수학/탐구 영역 가산점

■ 경쟁률 높아지는 중위권, 지원전략 절실 = 시험에 변별력이 생김에 따라 상대적으로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적인 정시 합격을 위해서 우선 학생들은 학교와 학과 중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학교를 우선한다면 해당 학교의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선택해 군별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하고 학과를 고려해야 한다. 학과를 선택해도 마찬가지다. 원서 접수 마감이 다가올수록 초조함에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원 전에 나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때 학생들이 많이 참고하는 것이 지원참고표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때 요긴하게 쓰이겠지만, 이것을 활용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지원참고표는 대학별로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수능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등이 고려돼있지 않은 단순합산점수로 만들어진 자료이기에 가이드로서 활용할 수는 있으나, 실제 지원 시에 반드시 정답이라 할 수 없다. 지원참고표는 말 그대로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

단순합산점수를 통해 넓은 범주의 지원가능 대학을 확인했다면 실제 지원 시 적용되는 대학별 환산점수로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등이 포함되고 대학별 환산방법에 따라 산출된 점수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지원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별 환산점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합산점수로는 성적이 높았던 수험생이 대학별 수능 반영방법과 환산방법에 따라 점수가 역전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대학별 환산점수는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서비스 등을 활용하면 대학별로 자동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1점 싸움인 정시에서는 가산점 및 제2외/한문 점수 차이도 매우 중요하다. 일부 대학은 수학과 탐구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아 영역별 응시 유형에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단,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자연계열 학과의 경우에는 수학 가형이나 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이 부여되기 때문에 가산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판단한 후 지원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영어 영역의 영향력 축소로 타 영역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학, 탐구 영역 가산점의 영향력도 커졌다. 광운대 다군 정보융합학부는 수학 가형 15%, 과탐 5%의 가산점을 부여하며, 국민대도 자연계열에서 수학 가형 응시자에게 10%를 가산해준다. 숙명여대 응용물리전공은 물리 응시자에게 20%, 한양대 자연계열은 과탐Ⅱ 응시자에게 3%를 가산하는 등 학과 특성에 맞는 일부 과목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대학도 있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은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본인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기 위한 노력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시모집(일반전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활용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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