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식 외 공저《조선의 멋진 신세계》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장 박맹수 교수를 비롯한 여섯 명의 역사학자가 조선 민중들이 찾아 헤맨 여섯 개의 유토피아를 복원한 《조선의 멋진 신세계》를 출간했다.

역사서당 시리즈 첫 권으로 선보인 《조선의 멋진 신세계》는 조선왕조 500년간 반복되던 지배층의 억압과 수탈 속에서 민초들이 찾아 나선 유토피아 연대기를 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이 조선이라 불리던 시절 신분제의 억압 속에서 살아가던 조상들이 다양한 모습의 이상사회를 꿈꾼 여섯 개의 유토피아를 소개한다.

최근 유행하는 단어 가운데 ‘헬조선’이라는 말이 있다. 지옥을 뜻하는 영단어 ‘헬(hell)’과 한국을 뜻하는 ‘조선’의 합성어로, 한국에서 살아가기가 마치 지옥에서 사는 것처럼 힘들다는 의미가 담긴 이 말은 실제 조선시대에도 유효한 말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진짜 헬조선’ 사람들이 꿈꾸었던 이상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부패한 조선에서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던 자들의 궤적을 추적하는 이 책에서 그들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홍길동의 후예 활빈당이 찾아 헤맨 나라 (김양식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 소장)에서부터 조선 후기 서양으로부터 들어와 모든 인간을 동등하게 사랑한 천주교가 소망했던 삶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조선왕조의 멸망을 예언한 불온서적《정감록》이 약속한 새 세상(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 무너져 가는 조선을 뒤흔든 파천황적 새 사상 동학이 꿈꾼 유토피아 (박맹수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에 이어 그 유토피아를 지상에 실현하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박준성 역사학연구소 연구원) 등이다.

이어 난세 때마다 등장해 민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미륵이 보여준 이상세계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약자까지 끌어안은 다산 정약용이 추구했던 새로운 세상 (송찬섭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 등이 소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맹수 교수는 ‘동학이 꿈꾼 유토피아’라는 글을 통해 “동학이야말로 오늘날에도 들은 바가 없고 지난 시대에도 들은 바 없는 파천황적 혁명사상”이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사람은 누구나 다 제 안에 거룩한 하늘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 사상과 가진 자와 없는 자가 서로 돕는 ‘유무상자’의 사상, 그리고 잘못돼 가는 나라를 바로잡고 도탄에 헤매는 민초들의 생명과 생활, 생업을 지키고자 했던 ‘보국안민’ 사상 속에 동학이 추구하고자 했던 유토피아가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서해문집 / 1만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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