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서정대학교 산학협력단장

▲ 서정대학교 산학협력단장

대학의 입시요강이 확정되는 5월이 되면 그해 대학입시 지원전략을 위한 교사연수가 진행된다. 이때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이 각 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진로진학정보센터다. 진로진학정보센터에서는 각 대학의 입시 경향에서부터 학생들을 위한 입시 지원전략까지를 망라해 각 분야 전문가 교사들이 입시전략 자료집을 만든다. 

서울시교육청만 해도 100여 명의 교사들이 자료집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정도이니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자료집은 각 학교에 배포하고 교육청별로 진로진학교사를 대상으로 교사직무연수를 한다. 학생들의 진학 경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그룹은 1순위가 학부모이고 그 다음이 교사그룹이다. 교사그룹에는 3학년 담임이 있고, 진학담당교사가 있고 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있다. 이러한 교사그룹이 진학을 앞두고 있는 3학년 학생들에게 전달할 진학 관련 정보의 출발점이 바로 교육청에 만들어 배포하는 진학자료집에 있는 것이다. 그만큼 각 교육청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진학 관련 자료집은 현장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에서 전문대학 입시를 총괄하는 교사와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 이 교사의 애로사항은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전문대학 입시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할 현장의 진로진학교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막상 각 대학의 자료를 수집하려고 해도 전문대학 입학처는 일반대학에 비해 인력도 부족하고 입시요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전문대학만의 특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입시전략집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교사연수 자료인 ‘입시전략 자료집'에 전문대학 부분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부족하니 학생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제대로일 수 없다. EBSㆍSBSㆍtbs 교통방송ㆍ브릿지 TV 등 최근 대학 입시전략을 다루는 방송 매체 프로그램에서도 전문대학 입시전문가를 섭외하기가 제일 어렵다고 한다. 사교육 쪽 전문가는 아예 없고 공교육 쪽에서도 거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수능이 끝나고 각 대학의 체육관을 빌려 대형 대학진학 입시설명회를 주도하고 있는 이르바 ‘입시전략가’들은 모두 4년제 일반대학 입시전문가들이다.

전문대학에도 입시전략과 입시전략가가 필요한 이유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수시모집에 있다. 전문대학은 2018학년도 기준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86.4%인 약 18만명의 학생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올해 수시 1차 모집 지원 결과도 11만781명 모집에 72만5946명이 지원해 지난해 71만7853명보다 8093명(1.1%p)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수시모집은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정시와는 달리 학생들의 학생부와 면접 그리고 특기적성을 고려한 여러 가지 선발방법으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각 대학과 학과별 모집단위의 특성이 중요하고 인재상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정보 부재로 인한 잘못된 선택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한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으로 다시 진학하는 이른바 ‘유턴지원자’가 2016년도 기준 6122명으로 전년 대비 12%p 상승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직업 이동경로조사연구에서도 대학 졸업생의 50.3%가 전공선택을 후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진로진학정보의 전달체계도 한 몫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과 상급학교 진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에 선생님의 한마디는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교육 격차는 성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 격차가 오히려 더욱 심한 불평등을 낳게 된다.

산업의 라이프사이클(life-Cycle)이 점차 짧아지고 산업체의 인력수요도 점차 세분화돼 가고 있는 지금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에 비해 훨씬 빠르게 변신을 시도한다. 전공이 바뀌고 모집단위의 필요 기술의 수요가 매년 바뀐다. 바뀐 수요와 변화된 인재상을 전달할 생태계 조성이 출발점부터 안 돼 있다. 학교 단위의 홍보만으로는 그 수요를 따라잡기가 힘들다. 바뀐 전문대학의 입시정보에서부터 전문대학 선택 전략과 향후 전망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정보를 가장 접점에서 전달할 ‘전문대학 입시전문가’ 그룹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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