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생각] “내가 망가져도 학생들이 좋아하면 행복하다”
[사람과 생각] “내가 망가져도 학생들이 좋아하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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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트라우마 극복 방송에 나선 주재원 한동대 교수(언론정보학)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지난달 15일 포항을 휩쓴 규모 5.4의 강진은 지역에 위치한 한동대에도 피해를 줬다. 일부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경상자 4명이 발생하면서 한동대는 2주간 전면 휴교에 들어가고 정밀점검과 보수공사에 돌입했다.

휴교를 통해 집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학생들은 그날의 트라우마를 떨쳐내기 쉽지 않았다. 학교의 복구상황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해졌다. 이에 한동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위로하고 학교의 복구상황을 전달해주는 1인 방송 아프리카TV를 시작했다.

이 방송에서 스타덤에 오른 사람은 주재원 교수(언론정보학)다. 때론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고 때론 출연자들의 멘트에 적극 호응하면서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갔다.

수년간 라디오 진행 경력이 있지만 1인 방송은 첫 도전이라는 주재원 교수는 언론정보학 교수로서 처음에는 방송 출연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는 “아무래도 부담되고 걱정됐던 건 사실이다. 언론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교수다 보니 자칫 학생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치지 않을까 고민했다. 콘텐츠를 짜는 스트레스도 많았다”고 말했다.

방송은 대박을 쳤다. 첫날 방송에 700여 명의 시청자가 접속했으며 동시간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방송’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주재원 교수를 비롯한 방송 진행자들은 학교상황 전달과 심리상담에 익살스러운 입담까지 곁들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인 방송에서 돈을 의미하는 ‘별풍선’이 쏟아지면 막춤을 추기도 하고 학생들이 노란 머리띠를 건네면 주저 없이 받았다.

▲ 방송 중 옷걸이로 아코디언 애드립을 선보인 주재원 교수(왼쪽). (캡쳐 = 아프리카TV)

“내 딴에는 이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는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안심을 하고 힐링을 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좀 망가져도 학생들이 그걸 통해 재밌었다고 하는 반응이 많아 망가져도 행복했다.”

온라인에서의 인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졌다.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모르는 학생들이 찾아와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주재원 교수는 “하루는 처음 보는 학생이 다가오더니 2주간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을 씻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말해주더라. 그럴 때 방송을 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방송활동은 주재원 교수 개인에게도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주재원 교수는 “이번 방송으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학생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소통 채널이다. 수업에서도 플랫폼을 바꿔 접근하면 학생들도 쉽고 재밌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런 채널을 이용해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주재원 교수는 “지진 때문에 구성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학교가 좀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다들 힘내고 다음 학기를 새롭게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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