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1번지’ 꿈꾸는 경북 영천시, 늦어도 내년 1월 제4경마장까지 신축 “더 큰다”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 “과거부터 철저한 준비 거쳐…지역과 함께 발전한다”

▲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말(馬)을 타며 신체적·정신적인 장애를 이겨내는 ‘재활승마’가 국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재활승마’의 핵심은 단순히 말에 올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에 그친다기보다 말과의 교감을 통해 안정감을 찾고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건강한 사회생활을 되찾아 주는 점에 있다.

말의 크기와 보폭·진동 등과 같은 말이 가진 치료적 요인을 장애 유형과 특성에 맞게 적용하고, 신체적·정신적 재활을 도모하는 재활의 한 분야로서 성과에 대해서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뇌성마비와 지체장애 등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말 위에서 육체적인 활력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재활승마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조사한 연구자료를 보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대상으로 재활승마 프로그램의 강습을 실시한 결과 전체 90% 아동의 증상이 호전되는 결과도 나왔다. 이미 독일과 영국 등 말산업 선진국에서는 재활승마를 중요한 장애인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적극 시행하고 있으며 일반인을 위한 ‘치유승마’라는 개념으로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따라서 지난 2010년 신설한 재활승마과에서 2014년 ‘재활승마복지과’로 새롭게 탈바꿈한 성덕대학교의 변화는 철저한 혁신, 뛰어난 선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로부터 전문재활승마치료사에 대한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돼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설된 학과다.

▲ 지난 5월 15일 성덕대학교가 진행한 ‘재활승마지도사 진로체험 프로그램’

인간존중과 장애인의 잠재능력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으로서 재활승마치료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갖추고 있다. 승마와 재활을 아우르는 재활승마용 말의 순치·조련에서부터 마장마술, 장애물 등 전문 승마기술까지 전 범위에 걸친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실무형 교과과정 운영으로 현업 중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도 진행한다. 신체적·정신적 장애의 치료성과를 도모하고 승마전문가로서 현장실무능력 강화를 위해 마필관리실무와 기초승마, 말발굽 깎기, 편자 제작 등 장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교과목을 확대 개편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재활현장의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국제적 재활승마치료 전문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국내외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지난 2010년에는 재활승마학회를 창설했으며, 경북 영천과 인접 지역 승마장과 경마공원에서 지속적인 재활승마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 국비 지원을 통해 학생 두 명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 교육연수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성덕대학교가 위치한 곳이 영천이라는 점도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1년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이 전격 시행되면서 경북 영천시가 전국 최초로 말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해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천시는 최근 경마공원 조성과 내륙 최초 말산업특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내 말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 경북 영천시는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말산업특구 대상지로 확정됐다. (사진=영천시)

이에 따라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는 기존 교육과정과 네트워크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다만 신성장동력 산업의 관심 증대와 국민 레저생활의 변화에 따른 선진국형 레저로 말산업이 각광받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와 각종 지원이 지금보다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국내에 완벽히 재활승마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터뷰] 배명수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 학과장 

“하나만 빼서 생각하는 분야 아니야…상호 보완적 연대가 ‘재활승마’ 발전 이끌 것”

▲ 배명수 학과장

18일 배명수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 학과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활승마복지’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털어놨다. 재활승마 관련 분야는 크게 의학·교육·스포츠·레저 등으로 이뤄져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독립적인 게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곧 이어질 재활승마의 미래 모습은 ‘모든 분야에 걸친 협력’과 ‘균형 발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학과장이 말(馬)산업과 특히 재활승마복지에 이처럼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배경에는 성덕대학교 재활승마복지과가 경북 영천시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처음 성덕대학교가 재활승마복지과의 전신인 재활승마과를 3년 과정으로 개설한 시기는 지난 2010년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영천시에서 말산업이 확실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입을 연 배 학과장은 “정부서는 말로만 ‘말산업 육성하겠다’고 했지, 추진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말산업 육성의지를 엿볼 수 있는 예산 지원이나 관계 법령 개정 등이 이어지며, 이제 영천은 자타공인 말산업 1번지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영천시 공무원들과 말산업 관련 연락을 자주 하게 되는데, 늦어도 1월에는 제4경마장 신축에 대한 설계도가 나온다고 들었다”며 “아무도 미래를 확실하게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영천의 말산업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재활승마복지과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재활승마의 발전을 위해 성덕대학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교육’일 수밖에 없다”며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시험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지도사 양성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높게 유지하고, 시대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운영도 철저히 개선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육과 승마·의료계가 공동으로 연대하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활승마복지 재활승마치료사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선정된 교육기관은 성덕대학교가 유일하지만, 말 관련 학과는 우리 말고도 더 있다”며 “전주기전대학과 서라벌대학교의 마사과와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되고, 연계해 노력한다면 재활승마의 더욱 높은 수준 도약과 함께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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