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대학교가 변모하고 있다. 강원도 소재 작은 도시의 대학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원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 국립대학으로, 방재분야의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대수 총장이 있다. 그는 대학구성원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의과대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방재학으로 설정하고 세계적 방재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본 캠퍼스 리모델링과 도계지역에 제2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 60대의 연령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꽉차있는, “즐겁게 일하는 것이 건강비결”이라는 김 총장을 만나 대학사회 현안에 대해 들었다.

- 정문을 들어서니 캠퍼스가 매우 안정되고 정돈된 느낌이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 교육환경은 대단히 중요하다. 취임 초 캠퍼스의 편리성은 물론 아름다움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정문 오른쪽에 보이는 인조잔디구장이라든지, 가로수 사이로 제1 공학관까지 뻗은 중앙로 등은 매우 아름답지 않은가.” - 충청도 이남의 대학만 하더라도 서울지역 학생비율이 50%에 이르는데. “강원도 지역의 학생이 정원의 80%를 차지한다. 20%는 서울 경상도 경기도에서 통학한다. 외부지역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새로 짓고 있는데, 한의과대학이 유치되면 아마 전국적인 대학이 될 것이다.(웃음)”

- 지역대학의 정원 역전현상이 매우 심각한데.
“우리대학은 주야간을 통틀어 충원율이 98%에 이른다. 사실 입시제도 특성상 어느 대학도 1백% 충원은 할 수 없다. 국립대라는 이점도 있고, 직업중심의 교육을 하는 점도 장점일 수 있다.”

- 지난 4월 도계지역에 산삼씨앗을 뿌려 화제가 됐다. 어떤 이유에서 인가.
“한의과 대학유치를 신청했다. 유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 같은 행사를 가졌다. 삼척 태백지역은 아시다시피 폐광지역이다. 최근에는 강원랜드가 들어서 관광 레져 분야가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을 발전시키기에 역부족이다. 이 지역은 천연의 환경에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약초가 많이 난다. 삼척시를 비롯한 인근 시도도 우리대학에 한의과대학이 들어오길 고대하고 있다. 폐광지역 합리화 사업에 의해 재원도 이미 1천2백억 원이 확보 돼 있다. 다른 대학은 예산확보가 어렵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병원도 요양원도 정부가 인가만해 주면 당장 설립할 수 있다. 한의과대학 운영비도 강원랜드에서 40~50억을 대겠다고 했다.”

- 한의학외 추진하고 있는 특성화분야는 무엇인가.

“방재분야이다. 방재분야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향후 우리대학의 경쟁력 있는 분야다. 도에서도 방재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5년간 1천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기업 설립이 가능해져, 현재 세계적 방재 기업체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계획은 기업과 대학, 그리고 지역이 서로 원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업 공장을 캠퍼스 내에 유치해 학생들의 현장 실습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향후 성공할 경우 대학 재정자립도 가능하리라 본다. 정부에서 지원받지 않아도 운영되는 첫 대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전국산업대학총장협의회장직을 맡고 있다. 산업대의 현안은 무엇인가.
“산업대학은 말 그대로 산업교육을 하는 곳이다. 고등교육법상 구분도 그렇게 해 놨다. 그러나 현실은 일반대학이나 산업대학이 똑같다. 현재 모두 직업교육을 하고 있지 않은가. 대학은 심오한 연구를 하는 곳이 아니다. 전반적인 기초학문을 하는 것이다. 심오한 연구는 대학원에서 하면 된다. 이런상황에서 법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일반대와 산업대 차별이 심하다.”

- 총장께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모두에서 말씀드렸지만, 본교 후문의 정문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80억을 들여 산을 들어내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삼척시와 곧바로 연계된다. 대학 정문의 개념이 없어진다. 다시말해, 지역과 대학의 담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발전해야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학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문 앞에는 세계적 수준의 분수대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관광객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경쟁력을 얘기하면서 교수경쟁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데.
“교수들의 질을 높이려면, 교수들이 선진문화를 많이 경험토록 해야한다. 그래서 우리대학은 교수들을 많이 외국에 보낸다. 교수가 외국을 다녀올 경우 1인당 1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논문도 중요하다. 논문의 질을 위해 최근 평가강화 얘기가 나오지만, 교수들은 평가만을 통해 독려하기는 힘들다. 우리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국내 학회지에 논문을 낼 때 2백만원, 외국 학회지 3백만원을 지원한다. 이렇게 될 경우 10편 쓰면 3천만 원을 받게 된다. 지원금액 제한도 없다. 이런 결과로 작년도에는 강원도내 대학에서 SCI게재 논문이 최다였다. 교수 1인당 논문 편수도 강원도에서 최고다. 지성인인 교수들에게는 채직보다는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수들이 논문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예산은 한정돼 있을 텐데.
“예산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경영의 문제인 것이다. 나는 불요불급한 것은 안한다. 다른 곳의 소모적 경비를 최대한 줄인다. 우리대학은 이렇게 하면서도 풍족하게 대학을 운영한다.” - 강원도내 국립대 통합문제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나? “흔히 얘기하는 통폐합은 아니다. ‘연합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합친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작업이다. 이해관계가 있어 어렵다. 학과 통합도 마찬가지다. 진통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독재시절이 아니지 않은가. 대학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점차 하나가 돼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구성원들 합의도 대단히 중요하다.”

- 건강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면 건강할 수 있다. 신바람 나게 일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고인이 된 정주영씨도 비슷한 말을 하지 않았는가. 나는 정말 즐겁게 일한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오늘 내일 달라지는 것을 보면 아주 행복하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