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8.9.20 목 13:13
칼럼·기고기고
[기고] 대한민국 고등교육정책의 기본과제는 무엇인가조흥식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
한국대학신문  |  news@unn.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1.01  16:52:53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기사URL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지 어언 8개월이 돼간다. 고등교육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학비리와 부실이 심각한 사립대를 대상으로 폐쇄와 청산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립대 총장 선출과 관련해 대학 자율권이 보장되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말이 많았던 대학구조개혁도 자율적 혁신을 지원하는 쪽으로 개선되고 있다. 즉, 정원 감축 위주의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진단 및 지원 중심의 '대학 기본역량진단'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리하여 경직된 정원 감축이 보다 자율적으로 바뀌는 한편, 재정지원 사업도 단순화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정부의 중장기 교육정책 방향을 마련할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출범했으며, 대대적인 교육부 조직개편을 고등교육·평생교육·직업교육 중심으로 추진했다. 특히 대학정책실은 고등교육 단계 교육·연구·학술·산학협력·취창업 지원 및 직업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는 취지에서 명칭을 ‘고등교육정책실’로 변경했다. 그리고 고등교육정책실 산하에 고등교육정책관, 대학학술정책관, 직업교육정책관 등 3개의 관(국)으로 구성해 고등교육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고등교육정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관리‧감독 능력이 떨어지고, 경쟁논리만 횡행한 채 정부부담 대학 교육비는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반면, 고등교육의 사학 의존도와 대학등록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대한민국 대학의 역사 70년 동안 안정된 법적 근거가 미비한 채 고등교육의 장을 초‧중등교육의 반열에 쑤셔넣은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국공립대학은 1953년에 제정된 국립학교설치령에 의해, 사립대학은 1963년에 제정된 사립학교법에 의해 초라한 존재 근거와 위상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고등교육 정책의 기본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대학 역량을 제고하는 최소한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학의 최소 시설기준을 규정하고, 운영원리로서 학문의 자유, 대학 자치 그리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처럼 대학의 설립과 운영에 대학의 자율성‧공공성‧민주성‧사회책임성 등 공적 표준을 제시하는 ‘대학법’이 시급하다.

둘째, 고등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우선 GDP 대비 1% 이상의 고등교육 재정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현행 국가장학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내국세 총액의 일정 비율을 고등교육 교부금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에 대한 차별적 재정 지원의 원칙을 확고하게 정립해야 한다. 국립대학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되, 사립대학은 설립주체가 일차적 책임을 지고, 국가는 부차적으로 선별해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국립대학과 공영형 사립대학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대학의 민주적 협치 체제를 보장해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학의 협치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 대학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내부 구성원들의 독립된 자치 기구(교수회ㆍ직원회ㆍ학생회)를 보장하고, 이들의 대표성을 가진 협치 기구의 운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학내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역사상 학문의 자유와 대학 자치에 대한 침해는 언제나 지적 붕괴를 야기해 결과적으로 사회, 경제적 침체를 초래한다”는 2006년 유럽평의회의 경고야말로 한국 고등교육 정책 기본과제의 전제가 돼야 한다.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한국대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 본 기사
1
[기고] 전자저널 구독협상의 선진화를 위한 대학과 정부 노력 시급하다
2
대학가 ‘미투’ 바람 거셌지만…강단으로 복귀하는 교수들 논란
3
대학 기본역량진단 2라운드…법적 대응 나서나
4
[UNN 리포트] 대학 홍보, 페이스북 지고, 인스타그램‧유튜브 뜬다
5
[입시톡톡] 이제는 면접이다! - 1
6
‘임용절벽’에 교대 수시 경쟁률 일제히 하락
7
[취업 호황기 맞은 일본 ➀] 고용 '꽁꽁'…일본으로 눈 돌리는 국내 취업준비생들
8
경기지역 창업선도대학 ‘2018 경기 청년창업 한마당투어’ 개최
9
진학사, ‘수시 지원자 점수 공개 서비스’ 2차 오픈
10
유은혜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폭풍전야'···여야 격돌 예고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 (주간)서울 다 - 05879(1988.08.31) | 회장 : 이인원 | 발행인 : 최용섭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이정환
대표전화 : 02- 2223-5030 | 편집국 : 02)2223-5030 | 구독문의 : 02)2223-5050
대학 광고 : 02)2223-5050 | 기업 광고 : 02)2223-5042 | Fax : 02)2223-5004
주소 :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 9길 47 한신 IT타워 2차 14층 (가산동) ㈜한국대학신문
Copyright 1999-2011 ㈜한국대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unn.net
Family sit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