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응 한양대 기획처장 인터뷰

이제 명문대 기준은 과거처럼 ‘이름’에 근거하지 않는다. 여러 기관에서 갖가지 잣대로 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일반인에게 발표한다.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않으면 아니, 시대 변화를 이끌지 않으면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없다. 한양대는 그러한 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학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일찍이 세계 1백대 대학 비전을 제시하고, 캠퍼스 역할을 나누었으며, 행정조직을 수요자 중심 행위자 중심으로 바꾸었다. 이러한 역할의 중심에는 CEO의 리더십이 있다. 오재응 기획처장은 대학업무의 목표와 큰 틀을 제시하는 부서의 수장으로서 대학구성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CEO의 철학과 비전을 잘 읽어내고 이를 독특한 아이디어로 구체화시키는데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달 초 기획처장에 연임한 오재응 처장을 만나 기획처장으로서의 고민과 향후 대학발전 계획에 대해 들었다. - 기획처장에 연임하셨다. 축하드린다. “고맙다. 그러나 사실 축하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원래 공학도이다.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SCI 논문을 열심히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 - 이번 인사를 보면, 연임은 처장께서 유일하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CEO의 권한이므로 뭐라 얘기하기 어렵다. 건강도 그렇고 연구도 해야 하는데, 저질러 놓은 일은 많고. 연임된 만큼 추진했던 일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싶다.” - 지난 임기 중 핵심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 총장께서 가지고 계신 철학과 비전을 담은 ‘HYU 2010 중장기 프로젝트’이다. 세계 1백대 대학진입을 위한 계획이다. 나는 주로 대학운영 시스템을 세우는데 일조해왔다. 핵심은 개별 학부 등 단위별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올초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학부 7개를 선발했다. 이 사업은 대학 내 공모를 통해 이뤄졌다. 모두 22개 학부가 공모신청을 했고, 이 가운데 11개 학부가 1차 평가를 통과했으며 최종 7개 학부가 선정됐다. 이번 교육부의 수도권특성화 사업 지원의 경우도 각 사업단들로부터 응모를 받아 실제와 똑같은 평가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 - 직원들은 처장을 ‘기획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무슨 비결이 있나. “과찬이다. 열심히는 하지만 스스로 뛰어나지는 못하다고 본다. 기획업무는 군대 ROTC시절 배웠다. 작전상황장교를 2년반동안 하며 체화했다. 기획자란 끊임없이 꿈을 꾸어야 하는 사람이다. 없는 것을 짜내야 한다. 다소 괴짜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기획자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 보직교수 특히, 기획처장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어느 조직이든 CEO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 기회처장도 작은 CEO 이다. 경륜과 철학, 기획력과 도덕성, 그리고 모험성 희생정신이 요구되는 위치이다. 우리대학은 좀 다르지만, 대개 대학들은 보직교수들에게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다. 연구현장으로 돌아가게 되면 논문으로 평가 받을 것이기 때문에 보직에 전력을 다하기 어렵다. 연봉 등 위치에 걸 맞는 처우개선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 향후 계획은. “우리의 최대 라이벌은 우리 자신이다. 개인적으로는 내 자신이지만, 대학에서는 우리 내부 구성원이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합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 공학인증제 범위를 넓혀 한양 인증제를 실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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