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세대와 촛불혁명 세대가 만나 서로 ‘교감‘

▲ 전남대 6월민주항쟁동지회가 지난 6일 광주시 메가박스 전남대점에서 영화 '1987' 단체 상영회를 개최했다. (사진= 전남대 6월민주항쟁동지회 제공)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대학가에서 영화 ‘1987‘ 단체 관람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다.

‘1987’에는 직선제 개헌을 쟁취하기 위해 정권에 맞서 투쟁한 대학생이 등장한다. 오늘날의 대학생들에게도 ‘1987’ 관람이 민주화운동 역사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대 87학번 동문들은 지난달 27일 영화 개봉일에 맞춰 동문과 재학생을 초청해 다 같이 영화를 관람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문과 그 가족들, 재학생을 포함해 12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조양일 영화사 신씨네 이사(87학번)는 “1987년 이후로 30여 년이 지났다”며 “영화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윗세대들이 어떻게 야만의 시절을 보내고, 민주화를 이룩했는지 교훈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동문과 학생들이 모여 연말 축제처럼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중앙대에 재학 중인 김민중씨는 “영화를 통해 책으로만 봤을 때는 와 닿지 않았던 독재정권의 억압이 느껴졌다”며 “민주화 열사가 있었기에 우리가 좋은 조건에서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대학 학생인 최자연씨도 “영화가 시작했을 때부터 심장이 너무 떨려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며 “민주화 세대의 희생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일에는 전남대 6월 민주항쟁 세대들이 시민과 재학생을 초청해 ‘1987’을 단체로 관람했다. 이들은 “영화를 통해 6월항쟁 세대와 촛불혁명 세대가 서로 교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윤영일 전남대 민주동우회 사무국장은 “영화를 관람한 대학생들 중에 ‘민주화 운동 세대가 얼마나 격렬하게 운동했는지 알게 됐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며 “학생들이 민주화 세대에 공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에는 성균관대 87학번과 재학생의 단체 관람이 예정돼있다. ‘성균관대 87동기회’는 사비를 털어 학생들을 영화관으로 초청했다. 이들은 성균관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대학로와 경기도 수원에서 각각 영화관을 대관해 ‘1987’을 상영한다. 총 350여 명의 학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예정이다.

특별히 이날 CGV 수원점에는 ‘1987’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이 참가해 의미를 더한다. 장준환 감독은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동문이기도 하다. 영화 관람 행사를 기획한 이영섭 ‘성균관대 87동기회’ 운영위원장은 “감독이 직접 참가해서 후배들에게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후배들이 이 영화를 통해 역사적인 과정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학 학생들도 동문들의 호의에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영화 관람 신청이 쇄도해 접수 시작 7분 만에 전 좌석이 마감되기도 했다. 김예원 총학생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영화 관람 비용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선배들의 후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은 국정농단 사태 때 촛불집회에 참가하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학생들이 앞 다퉈 민주화운동을 다룬 ‘1987’ 관람에 나서게 된 배경도 이런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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