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입학인원 감소와 교육시장개방이라는 위기 상황을 해외 캠퍼스 건립이라는 공격적 경영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대학이 있다. 대진대학교. 이 대학은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특성화 사업에도 선정되는 등 신흥 명문 반열에 오르고 있다. 대진대학교 홍기형 총장으로부터 현재 중국캠퍼스 진행 상황과 테크노 파크 등 대학 경쟁력 제고 전략을 들었다.

- 먼저 수도권 특성화 대학에 선정된 것을 축하드린다.

“역사가 일천한 핸디캡을 독특한 아이디어와 학교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해준 교수, 직원,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사실 지금은 승리에 취해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아직 중국캠퍼스의 원활한 운영 등 할 일이 아주 많다.”

- 교육시장 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대진대의 중국 진출은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대진대 중국캠퍼스는 타대학이 시행하는 자매결연, 2+2 프로그램 등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DUCC(Daejin University China Campus :대진대 중국캠퍼스)라 부른다. DUCC는 방 몇 칸을 빌려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어학연수를 하거나 학술 및 학생교류 등의 단순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다. 1학년 학생 중 원하는 학생전원에게 한 학기동안 중국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이다. 캠퍼스를 설치하는 소주대와 하얼빈사범대학이 속한 ‘성’은 한국기업이 매우 많이 진출해있는 지역이다. 현재 중국지역에는 1만 개가 넘는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DUCC는 이들 기업에 필요한 멀티플 한 인재를 공급한다는 계획아래 한 중 양국 대학이 갖고 있는 교육자원과 시스템을 공유하는 신개념 캠퍼스다. 2005년 신입생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 어느 정도 규모인가. 또 교과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며, 현지 학생지도는 어떻게 되는지.

“소주캠퍼스는 1천4백 명, 하얼빈 캠퍼스는 6백 명이 공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지 대학에 있는 강의동을 임대해 리모델링작업을 하고 있다. 소주의 경우 5층 건물의 기숙사와 강의동 20개를, 하얼빈대의 경우 3백개 침상 기숙사에 10개 강의동을 확보했다. 개설 수강과목으로는 교양 및 어학(중국어 및 영어), 중국의 이해 등 16학점, 국제 취업현장실습(중국내 한국기업), 문화탐방 등 6학점을 기획하고 있다. 학생 지도 및 학사운영을 위해 현재 TFT를 운영하고 있다. 지도교수와 직원들을 파견할 계획이며, 그 외 필요인원은 현지고용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사고를 대비해 미국 AIA사에 보험 가입도 추진 중이다.”

- 중국캠퍼스 설치 동기와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최근 국내 대학의 현실은 90년대와는 다르게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학생수 격감과 다가올 교육시장개방으로 인해 우리나라 대학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중국은 향후 세계 최대 최고시장으로 급부상될 전망이다. 우리 기업도 이를 겨냥 중국진출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가장 큰 애로는 블루칼라 노동자와 경영층을 이어줄 수 있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중간관리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대학은 이런 점에 착안, 현지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양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DUCC를 추진했다. 일본의 경우 중국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 72년 2만 명을 중국에 보냈다. 일본은 지역학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1인당 1억원 정도의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는 지역학 전문가 육성이 곧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본다. DUCC는 매년 2천여 명의 중국 전문가들을 양성하게 될 것이다. 청년실업이 극심한 국내 상황에서 이러한 비전제시와 실제적 교육과정 운영은 향후 본교의 입시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DUCC에 대해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전이다. 이 사업을 위해 우선 15명의 교수와 직원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추진위원회는 각 단과대학별·분야별로 실행위원회를 다시 결성해 중국 상황을 면밀히 파악했다. 또 파악한 자료를 바탕으로 캠퍼스 설립 대학들을 평가 북쪽에는 하얼빈 사범대학을, 남쪽에는 소주대학을 최종 결정했다. DUCC가 탄력을 받은 것은 설문조사, 교무위원회와 전체교수회의, 공청회를 거치며 구성원의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이다.”

- 현재 중국 유학생들의 생활상을 들어보면, 학생지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특히 국가관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중국을 먼저 가르친다는 것은 어렵지 않은지.

“맞는 말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중국캠퍼스를 1학년 1학기에 바로가지는 않는다. 신입생 OT부터 반년 간 충분히 사전교육을 할 계획이다.”

- DUCC성공을 기대한다. 이제 화제를 바꿔 최근 선정된 수도권 대학 특성화사업에 대해 여쭙겠다. 어떤 전략인가.

“국민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학연계가 중요하다. 우리대학은 2002년 전국 1백97개 산학연 컨소시엄 3대 우수기관으로 선정,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산학협력이 활발하다. 우리 대학은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인 환경 에너지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의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캠퍼스내에 ‘테크노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 특성화 전략은 중국캠퍼스가 설치된 소주대, 하얼빈사범대학간의 교류와도 연관돼 있다. 소주대는 역사가 103년된 대학으로 실크(섬유), 생명공학, 의과대학이 특성화 돼 있다. 하얼빈대는 60년된 대학으로 생물과 예술분야가 강하다. 특히 하얼빈대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아나운서를 배출할 정도로 표준말을 배울 수 있는 대학이다. 테크노파크와 중국대학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한 인력양성이 우리대학이 추진하는 특성화 전략이다. 다시말해 글로벌 산학일체형 전문인력양성이 우리 최종 목표다.”

- 테크노 파크는 언제 조성되나.

“2006년도에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는 약 10만여 제곱미터이며, 대략 2백여개 기업이 입주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대학은 명실 공히 경기북부지역 지식산업의 거점이 될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됨으로써 대학의 사명인 지역봉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도 대학내 기업이 위치함으로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나는 실무형 총장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처 실장, 담당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학생들에게 자유스런 사고를 갖게하고, 창의력을 배가시켜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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