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군산대 대학일자리센터 취업컨설턴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주 올라오는 글들 중 ‘취준생(취업 준비생)의 하루’라는 글이 있는데, 이 글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나’를 ‘기업’에 맞게 잘 버무려내는 기술을 발휘해 자기소개서를 만들어내다 보니, 자기 이야기를 적는 자기소개서에 정작 본인이 없다는 것이다. 남이 쓴 자기소개서를 자기 것처럼 포장하다 보니 ‘뿌리를 잃은’ 자신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표류하게 된 취준생들은 한마디로 ‘취업용 가면’을 착용한 사람들이다. 

가면을 썼다고 나쁜 건 아니다. 어떤 이유로 가면을 썼는지, 그 가면을 절대로 벗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가면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유용한 도구요, 비즈니스 세계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필살기 중의 하나이지만, 잘못하면 가면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가면 속에 갇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취준생들은 성격유형 검사(MBTI·에니어그램), 행동유형 검사(DISC) 등을 통해 가면 속에 들어 있는 자아를 찾아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내는 행동의 일정 부분은 후천적 교육으로 얻어진 것이지만, 상당 부분은 타고난 성격의 자연스런 표출이기 때문에, 사람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가장 편안한 길을 찾아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격유형 검사나 행동유형 검사를 하면 가면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자아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자기를 찾아가는 일부터 시작하면 ‘취업을 위한 취업 준비’가 인생을 즐기는 과정으로 바뀌게 된다. 한마디로 ‘겁나 재밌는 취업 준비’가 되는 것이다.

준비된 자에게 구직활동은 축제다.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직무 중심으로’ 겁나 재밌게 취업 준비를 해보자.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

‘회사’가 아니라 ‘직무’에 초점을 맞춰서 취업 준비를 하면, 구직활동을 겁나 재밌게 할 수 있다. 직무란 회사에 들어가서 하게 되는 일, 또는 맡게 되는 일을 뜻하는데, 희망 직무는 빨리 정할수록 유리하다. 만약 지원자가 희망 직무를 확실하게 명시하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여부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회사에 있는 수많은 직무들 가운데 이 사람을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정확하게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무를 정하지 않은 채 지원한 입사지원서는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어느 기업이 아닌, 원하는 직종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자신의 흥미적성에 맞는 직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며, 그 분야와 관련한 자격증과 경험을 쌓은 취업준비생이다. 자, 이제 직무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면, 직무의 발견이라는 새로운 화두와 씨름하길 바란다. 참고로 업종도 정하지 않은 직무는 토대도 없이 벽돌부터 쌓는 일과 같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직무로 택하고 싶은 구직자가 있다면, 우선 스마트폰 판매 쪽을 택할지, 식품업을 택할지 등 업종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직무를 정하는 것이 순리다.

직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영업이나 관리, 연구/개발, 기획, 생산, 마케팅, 총무, 서비스 등과 같이 막연히 직무를 정하긴 했지만, 직무 경험이 없으니, 직무를 설정하고서도 어렵고 난감한 것은 당연하다. 뭘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직무에 관한 정보를 찾고 공부하다 보면 답이 보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인성 위주로 접근하면 된다. 그 일을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 잘 모를 경우에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성적 특징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직무와 연결 지어서 말하면 된다. 모든 직무는 인성적 역량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직무든 대인관계 능력·참을성·끈기·성실성·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과 같은 인성으로 직무수행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