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보직회의·학생모니터링 위원회 등으로 ‘구성원 소통’ 활발

“창의적 인재 양성해내야”…집중학기제·비정규 활동 학점 인정 도입
“중국엔 100년짜리 사업도…전문대학 정책 수립시 장기적 안목 필요”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여러 가지 국고사업 선정으로 인해 우리 대학 위상이 굉장히 많이 올라간 한 해였다. 그로 인해 저를 포함한 교직원들의 자긍심도 상당히 높아진 한 해였기도 하다.”

실제 2016년 한 해는 연성대학교에 의미 있는 해였다. 40주년을 맞았으며 특성화전문대학육성(SCK) 사업에 이어 전문대학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사업,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전문대학의 대표적인 세 가지 국고사업을 석권, 화려한 부활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 덕에 권민희 연성대학교 총장은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권 총장에게 그간의 소회를 묻자 “그동안 하지 않았던 SCK·LINC+·WCC 사업 등을 비롯해 K-MOVE 사업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 위탁과정’, 경기도교육청 주관의 ‘경기 꿈의 대학’ 등도 새롭게 시작했던 해다 보니 벌써 1년이 지났나 할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다”면서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농담 삼아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1년을 보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틈틈이 학과마다 다 찾아다니며 학과장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권 총장이 얼마나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총장은 “학과 입장에서 하는 얘기를 들어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지금 갖고 있는 현안 등에 대해 학과 교수들에게 직접 말해주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 취임 후 1년간 어떤 변화를 추진했나.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구성원 간의 소통 창구 확대다. 우선 지난해부터 처장들로 구성되는 보직회의를 격주로 센터장과 과장이 참여할 수 있는 확대 보직회의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센터 주관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이나 각 부처의 진행 부분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개선, 환류 등이 이뤄지도록 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학생모니터링 위원회를 만들었다. 일반 만족도 조사는 설문으로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의 깊이 있는 목소리를 듣는 창구로서는 부족했다. 조직과 사업별로 학생모니터링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5~6회 진행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여러 목소리를 들었던 게 올해 사업을 추진, 진행할 때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 학생모니터링 위원회를 통해 새롭게 도입한 제도나 하려는 제도가 있나.
“그 과정에서 이미 도입한 제도가 있다. 학생들은 지도교수와 상담을 하고 싶어 하지만 교수와의 깊은 친밀도가 생기기 전까지는 본인의 속내를 다 드러내기 어려워한다. 그러다 보니 학과 내 선후배 간의 멘토링을 상담이나 대학 적응과정에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해당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또한 학생들이 얘기하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시설이나 환경적 개선이다. 여름방학 때 일부 시설 보완이 이뤄졌고, 이번 겨울방학 때도 소규모로 모임할 수 있는 공간 등 학생들이 원하는 복지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 2016년 SCK 사업 진입을 시작으로 LINC+, WCC 사업을 석권했다. 짧은 시간 안에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한 번에 이룬 건 아니다. 오랜 시간 저희 나름대로의 준비 시간이 있었던 결과다. SCK 사업엔 2014년 탈락한 전력이 있다. 그 당시 우리 대학이 직면한 어려운 환경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전 구성원들이 합심했던 것이 가장 큰 비결이 아닌가 싶다. 심기일전해 2015년부터 새로운 학사운영이나 프로그램·사업들을 시행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고 그런 시간을 거쳐 2016년 SCK 사업과 이후 LINCWCC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면서 3가지 사업을 석권할 수 있었다. 그 준비과정에서 많은 교수와 직원들이 헌신하고 노력하고 애쓴 시간들이 다 모아졌기에 이런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 전문대학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직업교육을 하는 전문대학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어떤 인재를 양성할 것인가에 대한 굉장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사회 전반과 산업계·노동시장 자체에 큰 변화가 있을 텐데 이에 맞춰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전문대학의 하나의 의무이자 사명이다. 과거 전문대학 교육은 직업 혹은 직무에 대한 스킬을 아주 중시하는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하는 교육에 집중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직무와 더불어 NCS에서 말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흔히 직업기초능력이라고 말하는 문제해결능력·소통능력·창의력·협업능력 등과 같은 핵심역량들이 직무와 결합돼야만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갈 수 있겠다. 다들 문제해결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조금 더 미래에 가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문제를 창출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그래야만 노동시장에서 사라지는 직업이 있을 때 본인이 속한 직무의 위치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역량을 가진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내야겠다.”

-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방법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겠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전문대학의 교육은 학과 혹은 전공이라는 경계가 굉장히 타이트하게 돼 있다. 창의적 인재를 키우려면 그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유연한 학사제도와 교수법이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2016년부터 집중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장실습 교과목의 경우 16주를 8주 단위로 나눠 8주는 몰입식 수업을, 8주는 현장실습을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더해 좀 더 유연하게 변화된 부분은 비정규활동들에 대한 정규 학점 인정이다. 보통 대학 교육은 학점으로 이뤄진 정규교과와 학점이 부여되지 않는 여러 가지 비정규활동들로 이뤄져 있다. 직무에 대한 전공역량과 더불어 핵심적인 역량은 학과 안에서의 교육도 필요하지만 학과 밖에서 여러 다른 학생들과 만나는 융합적인 비정규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많이 키워진다는 판단하에 지난 학기부터 우리 대학에서 하고 있는 몇 가지 비정규 프로그램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 전문대학이 상상 이상으로 해외에 교육 프로그램 수출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 연성대학교의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외국에 수출할 계획은 없나.
“K-뷰티라는 교육 콘텐츠를 단기과정·장기과정·학위과정으로 체계화해 한류에 열광하고 있는 베트남이나 미얀마·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것을 장기적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3~4년 전부터 영국 비달사순과 MOU를 체결해 우리 대학 교수들은 영국 현지로 연수를 가고 비달사순에서는 우리 대학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러 오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뷰티과정 수출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또한 WCC 사업의 일환으로 뷰티학과 학생들이 NCS를 기반으로 배웠던 뷰티 관련 여러 교과목의 교육과정을 단기과정으로 개발해보는 학습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이 있다. 실제 학생들이 오프라인 책자와 온라인 동영상을 만들고 영어로 번역한다. 이 중 일부 학생들은 이달 글로벌 서비스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유학을 오게 될 베트남 학생들에게 본인이 개발한 학습 콘텐츠를 직접 시연해 보는 기회도 갖는다. 이런 일련의 시도들이 합쳐지면 뷰티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의 과정들이 표준화된 국제등가성에 맞는 교육과정으로 개발돼 유학생 유치는 물론, 교육과정 수출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재인정부에 대한 전문대학 정책 제언을 한다면.
“지난해 여름, 중국 무한대학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국고사업을 따면 현판을 걸어놓더라. 무한대학 관계자가 이것은 어떤 사업이고 저것은 어떤 사업인지 자랑을 많이 했다. 그중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자랑하는 사업 현판이 있어 이 사업은 몇 년짜리 사업이냐고 물었더니 100년짜리 사업이라고 하더라. 다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한다. 문재인정부에서 혹은 그 이후 정부가 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과 안목으로 전문대학에 대한 정책을 수립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기본적인 바람이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가장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가장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으로’. 가장 되고 싶은 리더의 모습이다. 현재 대학은 경쟁력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 자기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된다. 때로는 어려운 판단도 해야 한다. 또 변화하는 시기에 우리 대학 가족 구성원들과 같이 성장하지 않으면 이 시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굉장히 따뜻한 가슴으로 고민도 나누고 어려움과 아픔을 같이하고 싶다.”

■권민희 총장은…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연성대학교의 전신인 안양전문대학 교수로 부임했으며 연성대학교 대외협력부단장, 기획부실장, 대외부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제4대 연성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 최용섭 주간 / 정리 = 천주연 기자 / 사진 = 한명섭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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