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울산과학대학교 교수(스포츠지도과)

평창 동계올림픽서 빙상 종목에 출전할 선수 주로 묵는 강릉선수촌장에 임명
“스트레스 없이 제 기량 펼치는 멋진 대회 만들 것…전공분야 스포츠심리학 도움줄 것”

▲ 김기훈 교수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우리나라에 동계올림픽 첫 메달을 안겨준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김기훈 울산과학대학교 교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장으로 임명됐다. 선수와 감독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김기훈 교수는 이제 국내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선수촌장이라는 자격으로 대회를 빛내게 됐다.

김기훈 교수는 선수시절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을 차지했다. 국내 44년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의 금메달이 나온 순간이었다. 1994년 함메르 동계올림픽서도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으로 참여했다.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거머쥐는 데 성공하며, 또 한 번의 빛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는 24일 본지와의 전화에서 선수촌장 임명을 “선수와 지도자로 참가했던 동계올림픽에 이번에는 빙상 스포츠 선수들이 묵는 숙소의 최고 책임자를 맡게 돼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영광이면서도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릉선수촌은 평창 올림픽이 치러지는 동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 출전할 선수들이 주로 묵는 숙소다. 그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포함해 각국 선수들은 적응이나 훈련 등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선수촌 생활을 하며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며, 단국대에서 체육학석사와 한국체대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그의 석사논문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의 불안에 관한 분석 연구〉와 박사논문 〈빙상선수의 지도자 행동유형과 역할 모형 및 응집력의 관계〉 등을 보면, 그에게서 기대하는 선수촌장의 역할과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현대 스포츠지도에서 멘탈(mental·정신력)적인 측면은 피지컬(physical·육체력)과 함께 중요하게 지도해야 할 분야다. 그는 “스포츠에서 멘탈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매번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올 수 있는 긴장과 불안 상태가 많고, 관중들에 의해 격앙될 수 있는 심리적 변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선수와 지도자의 숙제”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낯선 음식 등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스스로의 실력을 맘껏 뽐내 멋진 경기력을 펼칠 수 있는 평창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선수촌 내 실무자들과 끊임없는 논의하며 착실하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을 향해 “결과와 목표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과제를 수행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선수들이 경기에 임한다면 결과와 목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당부한다.

"특히 ‘금메달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들이라면 경쟁 상황에서 ‘꼭 1등을 해야 해’라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제까지 훈련하고 쌓아왔던 것들을 실행한다고 생각하면, 원래의 제 실력대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들을 옆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선수촌장이 되고자 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제 실력을 뽐내는 멋진 대회로 평창 올림픽이 빛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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