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과학기술을 구현하는 학문이 공학…교육과 연구로 뒷받침”

특성화·산학협력 강점…부족한 부분은 거점대와 상생으로 채운다
“지역 경제 이끌 인재,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재 양성할 것”

▲ 이상철 금오공대 총장.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작지만 강하다’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대학이 있다. 금오공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통적인 산업도시 구미에 자리 잡고 있는 금오공대는 작은 규모임에도 굵직한 국책사업 수행과 다양한 교육·연구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금오공대는 대학의 역량을 ‘공학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금오공대의 미래 비전 또한 ‘미래형 공학교육 선도대학’이다. 특성화는 금오공대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실용중심의 교육과 연구에 천착해 산학협력에도 한껏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재정 문제 등 안팎으로 대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금오공대는 공학의 힘을 믿는다. 공학에서 비롯되는 교육과 기술력으로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한껏 다지고 있다. 작지만 큰 비전을 품은 이상철 총장을 만나 금오공대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총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기대와 걱정이 교차할 것 같다. 총장 취임 소감을 전해달라.

“감사하다. 총장 취임이 4월에서 10월로 늦어지면서 여러 달에 걸쳐 추진했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몰린 데다 연말 시기까지 겹쳐, 저와 신임 보직자들 모두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 조직개편 등 학교 정비도 했다. 이제야말로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이다. 지금은 2018학년도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데, 긴축 재정 상태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예산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부분이 매우 아쉽다. 주어진 여건은 어렵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개인 시간을 반납하고 효율적인 대학 경영 방법을 고민하고 금오공대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니 여러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면서 진행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산업계·교육계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의견을 듣고 있다.”

- 언급한 것처럼 사회는 리더에게 ‘소통’을 요구하고 있고,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대학 운영 및 발전계획에 학생·교직원들의 관심과 참여 욕구가 매우 높다. 대학 총장으로서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총장 추천 과정에서의 공약으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이 바로 소통이었다. 일차적으로 각종 회의 후 그 결과나 질의에 대한 응답 등을 즉시 전달하는 시스템을 확립해 구성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도록 했다. 주요 현안 정기 토론회, 열린 오찬, 금오 사랑방 운영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안 토론회는 한 학기당 1회 본부가 주최해 학교 발전 방안과 관련된 사안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열린 오찬은 월 1회 교수와 직원을 대상으로 총장과 격의 없이 만나 대화하며 친밀감을 높이는 자리로 마련된다. 금오 사랑방은 교수·직원·학생 그리고 총장과 보직자들이 수시로 만나고 의견을 나누는 소통 공간이다. 다만 소통은 일방에서만 원해서는 절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다. 제가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자 하는 만큼 우리 구성원들의 신뢰 또한 기대한다.”

▲ 이상철 금오공대 총장

- 취임사에서 ‘미래형 공학교육 선도대학’을 대학 운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미래형 공학교육 선도대학의 의미와 구체적인 실행 과제는 무엇인가.

“인간은 미래를 지향하고, 미래는 필연적으로 다가온다.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데에는 상상력이 필수적이고, 이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것이 인간의 몫이다. 미래를 어떻게 꾸려갈지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차이가 난다. 미래를 이끌어가는 것들 가운데는 과학기술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 과학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공학이다. 즉 미래와 공학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기술이 계속 미래를 향해서 가니, 교육이 기술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연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교육으로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미래형 공학교육이 그래서 중요하다. 우수한 연구진이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그 과정과 결과가 즉시 교육에 피드백되는 과정이 미래형 공학교육의 핵심 콘텐츠인 셈이다. 물론 교육 시스템도 뒷받침돼야 한다. 주입식 교육 대신, 호기심을 자극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 교수법의 시도가 필요하다.”

- 공학교육이라고 하면 딱딱한 느낌이 든다. 공학도에게도 인문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금오공대의 인문학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그 부분은 금오공대가 보완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거점국립대의 노하우를 많이 배워야 한다.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은 다양한 특강이나 프로그램을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 음악실이나 갤러리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정기적으로 갤러리에 작품 전시를 통해 작가가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지역 음악인을 초청해서 음악회도 열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려는 노력이다.”

- 대학에서는 산학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금오공대도 산학협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금오공대의 특징은 공단 안에 있는 공단 중심의 대학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금오공대와 함께하는 기업들은 가족회사다. 이들이 1300여 개이고, 이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다. 대학의 고유한 기능이 교육과 연구인데 산학협력 교육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과 함께하는 기업형 캡스톤디자인이다. 공학인증 도입과 더불어 종합설계를 하고 있는데, 캡스톤디자인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의 측면에서 교수들은 많은 기업과 연구와 기술지도 등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 대학이 직면한 문제로 넘어가보자. 재정 문제는 모든 대학의 공통된 화두다. 곧 실시될 대학 기본역량 진단도 대학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대학 평가와 지원에 대한 총장의 생각은 무엇인가.

“금오공대는 등록금을 동결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5.47% 인하한 바 있다. 국가가 지급하는 국가장학금 학기별 최대 지급액이 260만원인데, 금오공대의 등록금은 인문계열이 170만200원이고 공학계열도 189만6200원이다. 2016년 기준으로 장학금이 한 학기당 1인 평균 131만원이어서 실제 학생들은 평균 60만원도 안 되는 등록금을 내는 셈이다. 계속된 등록금 동결과 인원 감축으로 학교 재정이 점점 악화되고, 학생 활동이나 학생 복지 예산도 동결된 만큼 학생들은 오히려 등록금을 인상하더라도 학생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방침을 고려하면 등록금을 올릴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국가 재정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잘 받고 국립대 육성사업의 지원도 받아 어려운 재정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대학 등록금과 같은 부분은 국가가 대학이나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지방거점국립대와 지역중심국공립대는 동반자이면서도 경쟁자다. 대학들이 상호발전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방거점국립대가 백화점 같은 역할을 한다면 지역중심국립대는 전문점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거점국립대가 다양한 교육 분야를 골고루 책임지면서 교육과 연구를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면, 지역중심대는 규모가 작은 만큼 특화된 장점을 가져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거점대가 보완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는 지역중심대가 거점대를 이끄는 롤모델이 될 수도 이다. 산학협력이나 실용기술 부문이 특화된 금오공대가 이에 해당된다.”

- 문재인 정부의 대학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전체적인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지점이 복지국가 쪽으로 가는 것으로 이해한다. 특히 대학의 등록금 논의가 많이 되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국가가 어느 정도 지원하고 고등교육교부금법이나 펀드를 마련해 국민의 교육에 대한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 총장이 생각하는 금오공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금오공대는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금오공대가 만드는 인재상은 산업현장에서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다. 침체돼 있는 구미 국가 산업단지를 이끌 수 있는, 새롭게 활력 불어넣을 수 있는 인재상을 길러내는 역할이 금오공대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미래형 공학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가 꼭 필요하고, 연구를 잘할 수 있는 우수한 교수진이 필요하다. 임기 동안 대학 설립 당시에 임용되신 40여 명의 초창기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한다. 금오공대의 인적 교체 시기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앞으로 10년 내에는 110명의 교수들이 바뀌게 된다. 교수 정원 중 반이 바뀌는 셈이다. 얼마나 우수한 신임 교수진을 채용하는가에 금오공대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를 준비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학교가 발전해갈 수 있는 토대를 튼튼히 만들겠다. 학생·교수·직원 모든 구성원들이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을 이뤄갈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이상철 총장이 이정환 본지 편집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상철 총장은…

1956년생.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금오공대에 부임했으며, 미국 코네티컷 주립대 객원교수를 지낸 바 있다. 금오공대 기획협력처장, 산학협력단장, 산업대학원장, 교무처장 등 교내 주요 보직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0월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 이정환 국장 / 정리 = 이지희 기자 / 사진 = 한명섭 사진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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