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학 내에 부는 ‘미투 운동’
[기자수첩] 대학 내에 부는 ‘미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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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나도 당했다.”

10여 년간 학교와 직장생활을 경험하며 접했던 여성 지인들의 대화에서 늘 등장하는 일화가 있다. “나도 당해본 적 있다”는 불쾌한 경험담이다. 이 선생님의 음험한 손길, 김 선배의 음담패설, 조 팀장님의 새벽녘 문자 등등. 환경도 대상도 다양하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밝혀진 검찰 내부의 추악한 진실은 사실 도처에 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학부생, 대학원생, 그리고 교수까지도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미 수많은 피해자가 존재한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수치스럽고 두려워서다. 취재를 하며 마주했던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같은 수업을 들으며 비난을 감내했다. 누군가는 학계 퇴출의 문턱에 서기도 했다. 잘못은 가해자가 했지만 후폭풍은 피해자의 몫이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피해자의 사고 회로는 대체로 비슷하게 흘러간다. 처음엔 당황과 수치스러움이 밀려오다가 자신의 옷차림이나 언행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자책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도 두려움이 앞선다.

서 검사가 도화선이 된 걸까. 대학 내에서도 두려움을 깬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익명의 힘을 빌려 미투 태그를 달고 아픈 경험을 끄집어냈다. 어떤 교수는 재직 당시 보직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 있다고 증언했다. 대학판 미투 운동이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의 현상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조직 내 성폭력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서 검사의 사례에서 보듯 피해자는 2차 피해에 항시 노출돼 있다. 피해 당사자가 되레 손가락질 받는 현실은 변함이 없다. 미투 운동이 단순한 ‘신드롬’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는 미투 운동을 바탕으로 대학 내에도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보다 정교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2000년대 이후 인권센터, 양성평등센터 등이 꾸려지면서 이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더 많다.

미투 운동은 “나는 이제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시작이다. 의지가 있을 때 시스템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대학은 더 이상 이 울림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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