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지음 《대학과 권력》

이 책은 오늘날 대학 문제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 대학 100년의 궤적을 돌아본 최초의 ‘대학사’이다. 현대사 가운데 대학사라는 분명한 주제의식을 염두에 두고 연구한 성과물이자, 앞으로 한국 대학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담고 있다.

저자에게 대학이란, 스무 살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대학 교수로 강단에 서 있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삶의 현장이자 학문의 터전이었다.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저자는 끊임없이 대학 문제에 관해 고민하다 대학의 역사를 통해 대학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바라보고자 이 책을 썼다. 지금까지 한국 대학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대학사를 정리한 역사서는 없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 대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로 ‘권력집단의 힘’을 꼽았다. 이를 포착하기 위해 대학권력-국가권력-시장권력이라는 권력의 3주체를 중심으로 한국 대학의 역사를 톺아본다. 한 사회의 구성원을 이해하려면 사회가 이룩한 교육체제나 그 안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양성되는지 교육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사를 분석한다는 것은 그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는 작업과도 같다. 각 장에는 역사적 사실과 함께 저자가 연구하며 직접 작성하거나 참고한 통계들을 표로 작성하여 근거로 제시했다. 

이제 대학은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거쳐가야 할 필수 과정이 되었다. 대학교육이 모든 사람의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학이 양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엘리트 교육에서 대중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킨 과거 궤적에 대한 분석은 여전히 부족하다. ‘미래는 언제나 과거의 상속자’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오늘의 대학 현실을 돌아보고 미래의 대학을 가늠할 수 있는 준거로서 대학사 연구가 절실한 때다. 

저자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 10명 중 7명이 대학에 가는 현 시점에서 대학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이유를 역설하며 그 대안을 한국 대학 100년의 역사에서 찾는다. 역사학의 흐름 속에서 ‘권력’이라는 커다란 축으로 대학사를 살핀다. 한국 대학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권력이라는 키워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이를 4시기로 나누어, 식민권력과 타자적 권력·사학권력·국가권력·시장권력이 작동했던 시기를 연대기 순으로 돌아본다. 

저자 김정인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한국근대사를 전공했다. 천도교의 근대 민족운동을 주제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춘천교육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근현대 민주주의 역사와 현대 대학사를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역사 대화에 관심을 갖고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휴머니스트 /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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