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입학 시 생기는 홍보효과 무시할 수 없었다”

특례입학 문제 지속적으로 공론화되자 전형 폐지 분위기
대학 관계자들 “득 보다 실 많아 거부감 드는 것이 사실”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얼마 전 연예인 특례입학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부터 대학은 홍보 효과를 위해 연예인의 입학을 장려했고, 이 때문에 특례입학은 비일비재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비판 여론이 거세자 대학 관계자들은 득보다 실이 많은 연예인 유치가 부담스러워졌다는 반응이다.

연예인 특례입학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학 관계자들은 연예인 학생 유치가 필요한 이유로 ‘톡톡한 홍보 효과’를 꼽았다. 유명 연예인이 입학하면 언론과 SNS에서 한동안 대학명이 오르내릴 뿐만 아니라 대학의 각종 홍보 매체에 연예인들이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대학 홍보를 위한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1000만원은 기본인데, 아예 연예인을 입학시키면 굳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연예인이 입학 시 발전기금을 내는 경우가 다반수이기 때문에 대학은 연예인 특례입학 전형을 포기하는 것이 어려웠다. 경기 소재 B 대학의 홍보팀장은 “연예인 유치에 열을 올리는 한 대학의 경우는 이들의 입학 조건으로 발전기금을 내걸기도 했다”면서 “대학은 발전기금 받고 홍보도 되고, 연예인 입장에서는 학위 얻고 필요시 군대까지 미룰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인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예능 관련 학과가 다수 생기면서 연예인 특례입학이 더 빈번해졌다. 신설된 예능 학과가 늘어나다 보니 학과 홍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 수단으로 연예인 유치는 필수적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연예인 특례입학이 줄을 잇자 대학은 여론의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 S대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2011년 한 아이돌 가수가 실기우수 장학생으로 등록금의 70%를 감면받고 입학했다. 이 학생이 아무리 실기시험을 잘 봤다고 하더라도 외부에서는 실기 전형 1등을 미리 정해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많이 제기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연예인 학생들이 각종 특혜를 받으면서 학교생활에 소홀해 내부적으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해당 특례입학 전형을 아예 폐지하는 대학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연예인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아도 기본 학점은 얻어 재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다”면서 “연극영화과에서도 연예인의 입학을 거부하는 분위기였기에 결국 해당 전형을 폐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제 연예인 유치를 통한 홍보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 소재 G대 홍보팀장은 “요즘 연예인 특례입학 전형을 진행하면 사회적인 지탄을 받기 쉽다”면서 “득보다 실이 많은 전형을 지속할 이유는 없다. 연예인도 일반 학생들과 같은 기준을 통해 입학하도록 대학 차원에서 권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학 차원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수도권 소재 D대 홍보팀장은 “과거부터 대학이 스타를 재학생으로 유치시키려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불거졌다”면서 “이미 유명한 연예인을 입학시키려 힘쓸 게 아니라 재학생들을 영향력 있는 예능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교육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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