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기른 역량을 펼칠 지도자가 되기를”
취업 한파에 격려와 다독임…도전정신도 강조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미국 대학 졸업식은 명연설의 장으로 주목받곤 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명언을 남겼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목적의식’을 강조하며 많은 사람에게 도전정신을 고취했다. 2월 졸업 시즌을 맞아 대학 총장들도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에게 삶의 좌표를 제시하며 격려를 했다. 

▲ 경희대 학위수여식 모습.

각 대학 총장 졸업 연설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키워드는 ‘리더(Leader)’였다. 총장들은 졸업생들에게 대학에서 기른 역량을 사회에서 발휘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태식 동국대 총장은 “지난 수년간 우리 대학에서 지혜·자비·정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람과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청년이 됐다”며 “무슨 일을 하든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과감하게 도전하라. 교정에 힘차게 휘날리는 대형 현수막의 문구처럼 여러분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고 세상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전성용 경동대 총장은 “대학 인재상은 △바른 인성과 리더십을 지닌 사람 △현장 맞춤형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 △사명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대학이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상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이기도 하다”면서 “이 시대는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력을 지닌 사람, 창의적이며 빅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사람을 요구한다”며 시대를 이끌 리더가 될 것을 주문했다.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시대 상황을 정확히 읽는 인재가 될 것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능력과 깊고 넓게 바라보는 혜안을 갖춰 격변하는 시대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더욱 가치 있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또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자신의 삶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선문인으로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지역을 바꾸고 세계를 새롭게 만드는 21세기의 주역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 울산대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자축하고 있다.

학교 울타리에 벗어나 경쟁 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도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취업 한파를 맞닥뜨린 졸업생에게 격려와 다독임도 잊지 않았다.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여러분은 지난 4년간 수십 번의 시험과 과제를 위해 밤을 새우고, 인간관계에서도 때론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이미 이겨낸 경험이 있다.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그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것이고 이러한 시간들이 연결돼 멋진 인생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스스로를 신뢰하고 어렵고 새로운 일을 두려움 없이 시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도 도전정신을 잃지 말 것을 요구했다. 오 총장은 “인간에게는 항상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다가선다. 이에 당황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변화와 발전의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어려움을 피해가지 않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소중한 기회라는 담대한 믿음을 견지하라. 울산대를 창립한 아산의 정신이 바로 여기에 있고, 그러기에 오늘의 울산대 공동체가 우리 지역의 지적·정신적·학문적 토대가 되고 있다”고 응원했다.

허향진 제주대 총장은 "어렵고 힘들 때마다 제주대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꿈과 패기, 오늘 이 순간 여러분들이 품고 있는 새로운 각오를 떠올리길 바란다”며 “이 순간의 각오를 성공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세상의 어려움과 당당하게 맞서 나가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유명한 어록이나 구절을 인용해 졸업생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성익 삼육대 총장은 “여러분은 가장 취업이 어려운 세대이고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인해 평생 5~6번의 직업을 바꿔야 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무한 경쟁의 살벌한 생존게임의 현장으로 내보내 진다. 그러나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며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는 성경 구절처럼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여러분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연규홍 한신대 총장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는 고난과 시련 역경과 좌절이 따르지만 그것은 또 다른 창조와 도전의 과정이다. 강하고 담대하게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 삼육대 학위수여식

학문의 전당인 만큼 철학적인 주제도 다뤘다. 자신을 탐구하고 인성을 기르는 데 집중하며 공동체 정신을 기르자는 조언도 잇따랐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서두에 “델포이 신전엔 이런 문구가 있다. ‘그대 자신을 알라(Know thyself).’ 신전 초입에 이 말이 새겨진 지 2000여 년이 흘렀다. 그 후 인류는 거듭 물었다.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이 짤막한 물음의 답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조 총장은 “오랜 진화의 여정을 거치며 인류가 쌓아온 지혜와 경험. 산업화, 현대화가 쌓아올린 첨단 과학기술의 결실. 개개인의 손안에 들어온 세상의 수많은 지식과 디지털 정보. 그런 성취와 함께 이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서로 촘촘히 연결된 ‘초연결의 시대’를 말한다”며 “진리와 실재, 꿈과 포부에 관한 도전적 안목을 확장하면서, 더 나은 나, 더 나은 세계를 향한 큰 성취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인규 경기대 총장은 "여러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라.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더 나아가 공동체를 아끼는 마음이 여러분 가슴을 뛰게 할 것이며, 이 열정은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황준성 숭실대 총장은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여러분은 존재 자체로 고귀한 사람이다. 진정 특별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매일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스스로 질문하고, 거기에 답하는, 보다 차원 높고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살아라, 세상을 신선하고 살맛 나게 하는 소금으로 살길 바란다”며 졸업생의 앞날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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