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합창단’부터 ‘뒷바라지상’까지 딱딱함 버린 졸업식 풍경들

[한국대학신문 천주연·김홍근 기자] 2월은 졸업의 달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사회로 진출하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전문대학들은 졸업생들의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하며 각양각색의 졸업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학위수여식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딱딱한 졸업식 풍경이 아닌, 웃는 얼굴로 그들의 앞날을 진정으로 응원하기 위한 이색 행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교수가 직접 나서 졸업생 응원…무거운 졸업식 그만!= 지난 8일 제67회 학위수여식을 개최한 삼육보건대학교는 교수들이 연구실을 나와 제자들을 직접 배웅했다. 졸업식에 참여한 재직교수들은 ‘그대들은 삼육인’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합창하며 캠퍼스를 떠나는 제자를 격려하고 나섰다.

“나아가 세상을 바꿔라. 지‧영‧체 균형진 조화로운 삼육인, 성실하고 진실하며 신실한 사람으로 나아가 세상을 이겨라”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교수들의 졸업식 합창 행사는 올해로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이제는 삼육보건대학교만의 졸업식 전통행사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날 졸업식을 가진 한국영상대학교는 영상 특성화 대학답게 특성을 잘 살린 색다른 이벤트로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들을 즐겁게 했다. 1년 동안 대학의 이색적인 행사들로 구성된 3분 정도의 영상으로 교내 혹은 학과별로 치른 체육대회나 공연 등을 모은 추억영상을 상영한 것이다.

학위수여식 행사 시작과 함께 상영된 3분 정도의 영상은 영상편집제작과의 최선홍 학과장과 학생들이 편집‧제작했다. 이는 한국영상대학교가 대학 특성을 살려 학과별로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영상을 평상시에 기록했기 때문에 가능한 특별 이벤트였다.

한국영상대학교 관계자는 “1년 동안 대학 교내‧외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나 행사 등을 학과별로 받아 제작했다”며 “영상계열이 많다 보니 평소 촬영해둔 것이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강동대학교도 졸업생들의 즐거운 모습이 담긴 학과별 행사 동영상을 상영, 졸업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잊지 못할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인천재능대학교는 이 대학 출신의 방송인 배칠수씨와 우수 취업생, 해외 봉사활동 참가 학생들의 축하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해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들었다.

▲ 경인여자대학교 졸업식

■현대판 한석봉 母 “너는 공부를 해라. 나는 뒷바라지 할 테니”= 경인여자대학교는 학생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상장을 건네는 ‘뒷바라지상’을 시상해오고 있다. 이 상은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배움의 의지를 품은 학생이 대학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가족에게 주는 상이라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뒷바라지상은 재학중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학생이 대학을 계속 다닐 수 있도록 보살피고 도와준 아버지나 청각장애인 아내가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눈과 귀가 돼 준 남편의 사례처럼 학생의 가족에게 대학에서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감사장과 같은 것이다.

올해 경인여자대학교의 뒷바라지상은 만학도 어머니가 늦게나마 학업에 열의를 갖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해온 자녀에게 수여됐다. 2016년 입학해 65세의 나이로 아동보육과를 졸업한 만학도 전초선씨의 자녀 김민지씨가 그 주인공이다.

경인여자대학교 관계자는 “전초선 학생이 만학도로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원하고 도움을 준 자녀 김민지씨에게 올해의 뒷바라지상이 수여됐다”며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 우리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옆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상이라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늦은 나이‧장애도 막을 수 없었다…“이제는 장애인 돕고 싶어”= 백석문화대학교의 졸업식에서는 청각장애(2급)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대학생활을 마쳐 사회 진출을 앞두게 된 최강열씨(호텔외식조리전공)의 사례가 소개됐다. 스물다섯 살이라는 또래에 비해 늦은 나이에 대학 진학을 선택한 최씨에게는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이 보다 편하게 교육받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 장애 대학생 원격교육지원 등을 적극 활용하며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 라이브부문 금메달, ‘순창 고추장 전국대회’ 우수상 등을 따내는 쾌거도 이뤘다.

최씨는 길다면 긴 2년의 대학생활을 마치면서 특수교사라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들이 교육받을 때 자신과 똑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청각장애인으로서 비장애인들에게 간단한 일들이 내겐 어렵게 다가왔던 적이 많았다”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습을 도와준 호텔외식조리과 황동섭 학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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