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 취업에 성공한 그들이 말하는 ‘LINC+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

[한국대학신문 천주연·김홍근·김의진 기자] 지난달 1월 제주 롯데시티호텔에서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LINC+)협의회가 공동 기획한 ‘2017년 LINC+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 성과확산 포럼’이 열렸다. 전국에서 LINC+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 관계자들이 속속 모였고, 비참여 대학의 관계자들도 여럿 참석해 성과포럼의 의미를 더했다. 현재는 운영 중이지 않지만 성과포럼을 통해 사례를 공유하고 정보를 얻어, 향후 사업 신청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들이었다. 

그보다 더 의미있고도 우연찮은 일도 있었다. 제주관광대학교 LINC+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 협약반을 통해 취업한 학생을, 성과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홀 담당 직원으로서 만났다는 사실이다. LINC+ 사업을 통해 수많은 학생이 산업 현장에 취업하고 있다지만, 마침 성과포럼이 개최되는 현장에서 실제 사례인 학생을 만났다는 것은 단순 우연이었을까?

대학과 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출범한 사회맞춤형 사업이 지난해 시작한 이래로 첫 졸업‧취업생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본지는 지난해 9월에 치른 ‘2017학년도 사회맞춤형(LINC+) 현장실습 수기공모전’에서 입상 후 현재 LINC+ 사업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세 명의 학생을 만났다. 첫 수혜자(?)인 그들은 사회맞춤형 사업과 현장실습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평가하고 있을까? 그 주인공인 신지아(제주관광대학교 건강호텔조리계열 졸업생)‧이정혜(계명문화대학교 뷰티코디네이션학부 졸업생)‧이하은(유한대학교 산업디자인전공 졸업생)씨에게 물었다.

- 취업을 축하한다. 각자 직업이 다 다른데 각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이정혜씨 (계명문화대학교)

이정혜: 평범한 미용사의 딸로 자라면서 미용을 꿈꾸기 시작했고,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미용 자격증 학원에 등록했다. 고등학교는 인문계로 진학하게 됐는데, 미용사의 꿈을 접지 않고 결국 계명문화대학교 뷰티코디네이션학부에 입학했다. 대학 동기 대부분이 미용고를 통해 진학한 친구들인 것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신지아: 어려서부터 어머니 혼자 삼 남매를 키우셨다. 초등학교에서 소풍을 갈 때면 친구들은 보통 도시락을 싸오는데, 우리는 어머니가 바쁘셔서 그럴 수가 없었다. 도시락을 먹는 다른 친구들의 틈바구니에서 차가워진 김밥을 먹어야 하는 것이 좋진 않았다. 남동생에게만큼은 도시락을 싸주고 싶어서 요리를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요리가 좋아졌던 것 같다. 요리사의 꿈도 자연스레 갖게 됐다. 요리 관련 전공으로의 진학은 이미 결정한 상태에서 전문대학을 갈지 일반대학을 갈지 고민하던 중 어머니 가게에 손님으로 오셨던 분이 전문대학이 현업으로 빨리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말씀해주셔서 전문대학을 선택하게 됐다. 아무래도 경력을 먼저 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컸다.

이하은: 어렸을 때 TV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나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나만의 예쁜 공주님, 왕자님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독특했던 점이라면 이미 알고 있던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따라서 그리는 것이 아닌, 캐릭터를 만들고 그 안에 이야기를 입혀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평소 나만의 특별한 재능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그림을 그리면서 학창 생활을 이어나갔던 것 같다. 그림 그리는 것이 가장 좋았고, 그때가 가장 행복했기 때문에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그림과 관련된 전공을 선택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유한대학교 산업디자인전공에 입학하게 됐다. 사실 혼자서 그림만 그릴 줄 알았지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대학에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 중이다.

- LINC+ 사회맞춤형학과를 통해 현장실습에 나가게 됐고, 수기공모전에서 수상하기까지 했다. 사회맞춤형학과 현장실습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신지아: 대학에서 강의를 맡으신 교수님이 해비치 호텔에서 근무하고 계셨고, 강의를 들으면서 요리에 대한 열정과 마음가짐, 조리 기술을 배우게 됐다. 교수님에 대한 존경심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교수님이 근무하고 있는 해비치 호텔에 가는 것이 목표가 됐다. 그러던 중 대학에서 진행하는 사회맞춤형 사업 협약업체로 해비치 호텔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회맞춤형 교육과정에 지원했다. 방학 기간에 이뤄졌던 집중이수 수업을 받고 실전처럼 조리 기술을 배운 후, 꿈에 그리던 ‘해비치 호텔’에서 ‘하계 현장 실습’을 하게 됐다. 요리에 대해 물어보는 고객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기도 하고, 요리 위치를 잘못 두기도 할 만큼 처음에는 실수를 꽤 했고,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함께 일하는 선배들이 했던 괜찮다며 다음에 실수하지 않게 주의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퇴근한 후에도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에 관해 공부하고 빠른 일 처리를 위한 나만의 순서를 만들어 보기 시작하면서 잘했다는 말을 듣게 됐다. 훌륭한 조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웠던 조리 기술을 실전에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초년생으로서 조직생활에 임해야 하는 자세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것을 현장 실습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비록 한 달 남짓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힘든 만큼 배웠고, 어려웠던 만큼 보람찼던 시간이었다.

이하은: 2학년 여름, 교수님의 소개로 BIT라는 회사를 알게 되고 하계방학 현장실습을 나가게 됐다. 디자인을 전공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장실습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해볼 수 있었고 전공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실무를 체험해볼 수 있었던 것, 사회에서는 어떻게 일을 하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이 현장실습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여러 부서가 어떻게 움직이고 일을 시작하는지도 드라마가 아닌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디자인을 배워서 오거나 이미 타고난 감각이 있는 친구들에 비해 부족한 실력 때문에 밤을 새우며 울다 지치고 다시 시작해보고 또 울기를 반복했다.

- 현장실습 현장에서의 업무, 분위기, 과정 등을 소개해 달라.
이정혜: LINC+ 사회맞춤형 학과를 통한 협약 산업체에서의 한 달이라는 현장실습 동안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깨닫게 됐다. 사람 간 소통과 가르침의 중요함을 얻었고, 열정의 불쏘시개가 돼 준 값진 경험이었다. 접하는 사람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나의 일인 것처럼 성실하게 응답했을 때의 아웃풋의 차이를 체감하게 됐다. 이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해 더욱 기초를 쌓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다. 미용 기술에서도 그렇고 아로마 마사지에 쓰이는 약제와 향료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를 꿈꾸게 됐다.

▲ 신지아씨(제주관광대학교)

신지아: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에서도 에메랄드 빛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진 골프장과 최고급 호텔, 리조트 시설을 보유함으로써 많은 관광객의 선망의 대상인 곳이기도 하다. 이름처럼 제주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어 제주도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명소 중의 한 곳이기도 하므로, 호텔 조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해비치 호텔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된 것은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나선 첫 실습 날, 한 달 동안 실습할 곳은 ‘섬모라’ 뷔페였다. 실습장소를 배정받고 호텔과 리조트의 시설을 견학한 후 실습생 주의사항과 보건·안전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등 해비치 호텔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는 와중에도 오전 오픈 준비로 무척 분주해 보였던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제야 해비치에 온 것이 실감 나기도 했다. 본격적인 실습은 오전 6시 출근부터 시작됐다. 새벽 4시 기상과 저녁 9시 취침을 해야 하는 낯선 생활에 몸을 지치게 했지만, 그토록 바라왔던 꿈같은 일이 실현된 하루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괜찮았다. 실습을 마치고는 실습 평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아 해비치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실습생이 아닌 호텔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아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왔기 때문이다. 실습 기간 느꼈던 ‘기본에 충실함’과 ‘실수를 극복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성의껏 대답하며 면접을 봤고 인턴 합격 소식을 듣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실습하면서 느꼈던 조리사로서의 초심과 기본,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자세를 잊지 않고자 한다.

- 대학 진학에서부터 현장실습을 거쳐 취업까지 여러 노력이 있었을 듯한데.
이정혜: 아무래도 서비스직을 항상 꿈꿔왔기 때문에 다양한 성격의 고객들을 만나고, 그들의 소득분위와 직업군도 다양할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 고객과의 상담과 시술 과정 중 대화를 나눌 때, 고객의 친구이자 상담가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지식을 얻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면에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의 공부와 인문계, 자연계 친구들과 두루 친해 다방면의 관심사, 상식을 접할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됐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통해 사람과의 대화와 이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를 항상 고민해왔다. 기술 공부만 하는 대신 남는 시간에 독서를 꾸준히 했고, 친구들과 대화도 나눴다. 주변이 주지 못한 빈 공간은 독서를 통해 채우고, 독서를 통해 남을 채워준다는 목표가 생겼다. 앞으로는 서비스 능력 향상을 위한 ‘서비스 경영 자격증 모듈 B’ 취득과 ‘언어 관련 자격시험 응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헤어미용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한다. 4주간 사회맞춤형 현장실습을 했던 협약산업체 ‘펠리아(FELIA)’에 취업이 결정된 후 더욱 마음이 분주해지긴 했다. 최근 간단하지만 어려울 수 있는 목표 한 가지를 세웠다. 어디에서나 내가 없는 자리라면 그 빈자리가 느껴지게끔 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선 항상 준비하고 공부하고 있어야 하겠다.

▲ 이하은씨(유한대학교)

이하은: 그림이 취미였을 때는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무언가 굴레에 갇힌 것처럼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단점이 컸다. 하지만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은 어떤 기술로 그리는지 내 그림에는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펜 잡는 법까지도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배우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길러지는 게 보이더라. 한편으로는 ‘까까’라는 키우는 햄스터가 있는데, 이 동물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까까는 간식으로 과자를 주면 입으로 과자를 물고 자신이 원하는 위치까지 아등바등 열심히 가져간다. 결국, 원하는 자리에 도착해서야 과자를 내려놓고 먹기 시작한다. 무언가 얻어내기 위해서 어떠한 지점까지 이동하는 까까를 보면서 지금까지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입시, 대학, 과제, 현장실습이라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와있다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대학에 다니면서 수많은 과제를 수행하고 현장실습을 다니면서 바쁜 일상을 보냈던 나의 모습이 까까와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앞으로 전문대학에서 사회맞춤형 학과나 현장실습을 겪을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신지아:
 조금이라도 빨리 현업에 나와서 경험 쌓는 것이 큰 장점이 될 것이라 말해주고 싶다. 처음에는 힘도 들고 어렵겠지만 하면 되니까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조리계열 후배들에게는 가고 싶은 호텔이 정해졌고 그 호텔이 사회맞춤형 학과 중에 있다면 무조건 해보길 추천한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한다. 사회맞춤형이 취업도 잘되고 좋은 호텔도 많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하은: 감히 조언하자면 해서 나쁠 것은 없고 자신을 소중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운이 굉장히 좋은 경우였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었고 내 인생의 신의 한 수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실무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고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이기도 해서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현장실습에 대한 부정적 사례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될 만큼 중요한 일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정혜: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자유학기제나 진로박람회를 통해 학교를 찾는 중학생, 고등학생 동생들이 아무거나 되고 싶다고 말할 때 가슴이 아프다. 그 친구들에게 인생은 어느 한순간도 ‘아무거나’일 수 없는, 모든 순간이 기회이고 이를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 해주곤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공부는 나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닌 어제와는 또 다른 내가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남과 나누는 과정이 목표가 돼야 한다. 스스로 실수를 해도, 부족하고 때로는 느려도 ‘결국 나 자신이니까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자’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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