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고 방관했던 우리들도 모두가 가해자, “고개 숙여 사과 한다”

“피해자 탓과 피해자 신상 공개 등 모든 2차 가해 행위 멈춰 달라”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청주대 연극학과 11학번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 38명은 24일 성명서을 발표하고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을 고발했다.

이들은 먼저 “11학번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은 휴학·군대와 같은 사유로 현재까지 재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학번이다. 2011년부터 수많은 성폭력 및 성희롱 피해자들을 지켜봐왔다. 침묵하고 방관하며 또한 무심했던 지난날의 우리들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발생시키는데 있어 모두가 가해자였음을 인정하고 고개 숙여 사과의 말을 전한다.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조민기 교수의 위계에 의한 폭력을 고발한다. 우리는 ‘버려진 학번’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조민기 교수는 11학번 여학생들과의 불화 이후 불특정다수에게 11학번의 험담을 하며 낙인을 찍었다. 11학번의 수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조민기 교수는 우리의 학과장이었고 전임교수였고 연예인이었고 성적을 주는 사람이었고 우리들 평생의 꿈을 쥐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명백한 가해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냐는 피해자를 탓하는 수많은 발언과 피해자의 얼굴 및 신상을 공개하는 모든 2차 가해 행위 또한 멈춰주길 부탁드린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아울러 “청주대 동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한한 사죄의 마음을 갖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가 함께 나눴던 연극을 향한 귀한 마음과 열정들이 모두 부정당하는 것 같다. 손 한 번 더 내밀지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무심함에 자책감이 든다”며 “조민기 교수에게 폭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권력과 욕망에 순수한 꿈이 점철되는 사회, 성 피해자들이 숨어야 하는 사회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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