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최근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적으로 뜨거운 가운데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담은 논문이 나왔다.

성공회대 NGO대학원 실천여성학전공 김수자 씨는 2017학년도 전기 석사학위논문 「학교현장에서의 페미니즘 교육실천에 관한 연구: 중·고등 대안학교 사례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이 논문에는 대안학교 현장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학습 당사자인 10대와 현장 교사들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 있다.

논문에 따르면 10대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성차별과 젠더규범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장면들이 이미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돼 잘 드러나지 않으며, 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은 까칠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끝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형성된 반페미니즘 정서와 혐오문화는 학교에도 투영되어 있다고 한다. 페미니즘을 남혐주의, 여성우월주의로 이해하는 반페미니즘 정서와 동성애 혐오,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가 학교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교육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10대들이 페미니즘을 찾고 있는 이유로 불편, 짜증, 억울함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했던 일상의 경험을 해석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기성세대와 다른 젠더감수성과 평등감수성을 체득하며 성장한 지금의 10대들은 성평등, 여성혐오를 좀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번 논문을 통해 10대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학교에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0대들이 ‘여자, 남자로 양분된 세상’ 둘 중 하나에 배정받아 ‘반쪽 세상’에서만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학교가 성평등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고, 이들이 성평등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실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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