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현장실습 정책 제언 시리즈①] ‘열정페이’로 뭇매 맞은 현장실습…“중요성 공감하지만 개선 필요”
[전문대학 현장실습 정책 제언 시리즈①] ‘열정페이’로 뭇매 맞은 현장실습…“중요성 공감하지만 개선 필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대학신문 천주연·김홍근 기자] 현장실습은 이론 중심의 교육을 탈피하고, 교육 현장과 산업체 수요와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에 대학은 장기화되고 있는 취업난 속에 산업체가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현장실습 제도를 적절하게 사용, 취업률 제고에 힘써왔다.

고등직업교육 기관으로서 실습을 통한 실무형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전문대학에서 현장실습에 대한 중요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전국 대학 현장실습 운영 실태 조사>를 살펴보면, 설문 참여 대학 중 ‘대학 설립구분별 현장실습 참여 학생 수’에서 전문대학이 60%를 넘어설 정도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교육부 고시 제2016-89호)을 제정하고 2016년 3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교육부는 각 대학에 운영매뉴얼을 배포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현장실습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장실습 도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열정페이’ 논란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특히 열정페이 논란은 참여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참여율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야기했다.

이에 본지는 현장실습 정책제언 시리즈를 기획하고 그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정책제언에 앞서, 전문대학 현장실습 운영 현황과 참여한 학생‧대학‧기업에서 현장실습에 대해 느끼는 정도를 바탕으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전문대학생 5명 중 1명 현장실습 참여…참여기업 4주 과정에 몰려= 고등교육법 제 2조에 따르면 현장실습 수업은 학교와 현장실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산업체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이론의 적용, 실무교육 및 실습 등을 실시하는 산학협력 과정이다.

직업교육 특성상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는 전문대학에서 현장실습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경상대 산학협력정책연구소에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전국 대학 현장실습 운영 실태 조사>(2015년 대학정보공시 기준)를 살펴보면, 2015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 수는 총 18만1532명이다. 그 중에서 전문대학 학생이 11만2141명(국‧공립 2804명, 사립 10만9377)으로 전체의 약 61.7%를 차지했다.

실제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살펴봐도 2016학년도 현장실습을 실시한 전문대학 수는 137개교(국‧공립 8개, 사립 129개)로 전체 전문대학이 모두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참여한 학생 수도 8만787명에 이른다. 이는 현장실습 실시 137개교 재학생(45만4461명) 중 약 18%에 달하는 수치다. 전문대학생 5명 중 1명꼴로 현장실습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현장실습 기간은 4주와 8주 이상의 단기간인 경우가 91.2%로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문대학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현장실습에 참여한 전문대학생 가운데 △4주 이상(160~320시간) 7만1320명 △12주 이상(480시간 이상) 6219명 △8주 이상(320~480시간) 3248명 순으로 나타났다.

참여기업(업체)도 4주 이상 과정에 다소 몰려있었다. 전체 4만5787개의 참여기업(업체) 가운데 4만218개(약 88%)사가 4주 이상 과정을 운영 중이었다.

▲ e-MU 오프라인 실습 수업 모습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끊이지 않는 ‘열정페이’ 논란…참여 학생 60%만 실습지원비 수령= 2016년 여러 차례 열정페이 논란이 현장실습계를 강타하면서 기업의 노동착취와 대학의 방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 고등학교에서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이 안전사고로 사망하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대학알리미 공시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실습지원비는 총 참가인원의 60%(4만8589명)만이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모든 면에서 가장 낮은 비율의 8주 이상 과정에서는 실습지원비를 수령한 학생이 1399명뿐이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SCK)사업 성과포럼’ 현장에서 발표된 연구과제 ‘국가차원의 현장실습 및 실습학기제 개혁을 위한 지원체제’ 보고서 안에도 이와 같은 학생들의 증언이 담겼다. 보고서에 명시된 ‘현장실습 이해당사자별 실태 파악 및 개선 방안 도출을 위한 설문’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개월간 구글(Google) 설문지를 통해 진행됐으며, 101개 전문대학 구성원 또는 현장실습 참여 산업체 등에서 6097명이 답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학생 중 50.8%(2157명)가 ‘근로 수당’을 지급받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근로 대가를 지불받았다는 학생(2034명) 중에서도 합당한 수준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부정적 답변이 51.3%(1064명)를 차지해 절반을 넘겼다.

이러한 현상은 ‘현장실습은 대학교육의 일부’라고 여기는 산업체의 인식에서부터 비롯됐다. 현장실습비를 지급하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산업체 관계자들은 현장실습은 대학교육의 일부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9.5%(187개사)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학과 협약에 의해서 지급의무가 없으므로(27.9%), 기업의 재무적 상황이 어려워서(6.1%)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체 현장실습 교육담당자 운영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체의 실습교육담당자 지정비율은 595개 업체(73.5%)로 나타나 높은 편이지만 교육담당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는 경우가 47.1%(281개사)로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산업체의 현장실습 교육담당자가 지정돼 있지 않은 이유로는 별도로 배정할 만큼 직원의 여유가 없다는 응답이 69.2%(144개사)나 차지했으며, 재정적 어려움 때문(8.7%), 적임자 없음(6.7%) 등이 뒤를 이었다.

■학생·대학·기업 모두 “현장실습 중요하지만 개선 필요성 또한 절감”= 현장실습의 주체인 학생‧대학‧기업은 현장실습의 중요도와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먼저 학생의 경우, 응답자 4243명 중 현장실습을 통해 직장생활에 필요한 직업기초능력(조직이해, 대인관계 등)을 키울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그렇다 2268명(53.5%) △매우 그렇다 1091명(25.7%) 등 긍정적인 답변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취업계획 수립에 도움 △전공실무 능력 배양 △추천 여부 △만족도 등의 질문에서도 모두 긍정적 답변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실습학기제 학생들의 참여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산업체(810개사)와 대학 교원(688명)도 모두 80% 이상이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특히 산업체의 경우는 대부분의 질문에서 90%가 현장실습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SCK 성과포럼에서 발표된 모든 문항의 질문을 다루지 않았지만, 두 가지 시사점 선명하게 드러났다. 하나는 ‘현장실습은 전문대학 교육에 있어서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장실습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학생과 기업, 그리고 대학 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해관계자 모두는 개선에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현장실습 실태조사와 설문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꼽은 현장실습 필요 개선안으로는 △교육‧근로에 대한 견해차 △교육담당자 운영에 따른 비용 지원 △장‧단기 현장실습 연계성 제고 △현장실습 이해관계자 지원 △참여 학생 안전‧인권 보장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새로운 차원의 현장실습 개발 등이 있다.

청년 취업률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청년‧기업 간 미스매치 해소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현장실습은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금의 열정페이 논란이나 산업체의 실습교육담당자 지정 등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은 물론 산업체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한 전문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인력양성에 관심이 없다. 인력을 양성하고 직무역량을 향상 시켜봐야 다른 경쟁업체에 빼앗긴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독일의 경우 기업들이 당연히 ‘교육’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고숙련자가 배정돼 교육을 시켜야 해 당장은 회사에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숙련자 혹은 현장실습생들이 어느 정도 혼자 일할 수 있으면 벌어주는 수입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