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전문대학 탈피…‘한류문화’ 중심 대학으로 특성화 꾀해

김포발전연구소·KTEP 등 ‘지역연계형’ 사업…학생 취업 등 연계
경영적 효율만 찾으면 안 돼…교육의 본질은 ‘인간적 가치 실현’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김재복 김포대학교 총장이 다시 돌아왔다. 전임 총장의 갑작스런 사직에 의해 총장이 공석이 되자 이사회의 제의를 받고 다시 총장직을 맡게 된 것. 이는 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의 저조한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당시 총장이 물러나면서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김 총장이 남은 임기를 수행했던 지난 2015년과 꼭 닮았다.

고령의 나이와 가족들의 만류에도 다시 김포대학교의 수장으로 돌아온 김 총장은 김포시의 전셋집으로 이달 7일 이사를 할 만큼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김포대학교의 발전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더 이상 김포대학교의 총장이 자주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전문대학이 가진 특성 중심으로 과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는 단단히 갖고 있다.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지역적 장점을 적극 살리면서 구성원들의 유대를 바탕으로 대학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학 전공이다. 특히 교육과정·평가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지난 1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는 점수를 잘 받지 못했지만 올해 실시될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반드시 수도권 전문대학의 50% 안에 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인천교대·경인교대 총장,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전국교육대학교총장협의회장 등 상당한 교육 관련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직업교육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사실 교대도 직업교육이다. 다만 단일화됐을 뿐이다. 전문대학은 백화점식으로 다양하다. 이제는 전문대학도 특성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 교수의 전공영역이나 기존에 있던 학과의 문제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 조직개편 등 모든 체제를 갖추며 특성화 분야로의 집중을 이뤄가려 하고 있다.”

- 김포대학교가 다른 전문대학에 비해 강한 특성화 분야가 있다면.
“한류문화관광학부, 인문사회경영학부, CIT융합학부 등 3개의 학부로 개편을 했다. 우리 대학은 관·산·학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산학협동중심대학, 세계적 수준의 실용인재개발의 요람인 교육중심대학으로 특성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먼저 우리 것을 세계화시키고, 세계적인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 속에서 경쟁력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류문화(K-Culture)를 중심으로 미래 문화 콘텐츠의 창의혁신적인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특화된 비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Global K-Culture Center를 설립해 K-POP, K-Food, K-Beauty, K-Design, K-MICE 등에 이르는 다양한 K-Culture 장르의 글로벌 문화 콘텐츠를 창작·연구하는 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문화시장에서 활약할 인재를 길러내고, 학생 스스로 콘텐츠를 창작하는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K-TOP 프로그램’도 설계, 운영 중이다. K-Culture, Transworld, Originality, Partnership의 머리글자를 딴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개방형 융·복합 교육이다. 창의인재를 키우는 우리 대학만의 독창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일 기능형 인력인 Specialist, 융·복합 기능형 인력인 Expert, 융·복합 기획 능력을 갖춘 Professionalist 등의 다양한 유형의 인력을 배출한다. 이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능력에 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인력양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전문대학의 최대 강점은 높은 취업률이다. 학생들을 위한 취업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우리 대학의 취업률은 2014년 61.4%, 2015년 65.6%, 2016년 68%로 매해 상승추세를 그리고 있다. 그 배경에는 무엇보다 학생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는 취업지원시스템이 있다. 특히 ‘취업멘토’ 제도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개인별 맞춤 관리가 시행되는 제도로써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담당교수가 학생과 일대일 개별 면담을 통해 상호 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학습 및 취업상담, 취업추천까지 학생들의 취업성공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취업진로지원센터의 학과별 차별화된 진로 및 취업교육 시행도 효과가 매우 크다. 학과별 취업방향 및 요구조건이 상이한 상황에서 학과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취업의 중요성과 취업을 위한 준비를 제시해주며, 프로그램 종료 후 학생들의 만족도를 체크해 추후 프로그램 개선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취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외부사업도 운영 중이다. 5년째 진행해온 청년취업아카데미 창직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학생들이 창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팀을 구성하고,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구체화될 수 있도록 활동비, 공간, 교육 멘토링 등을 지원해 창조적인 직업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참여 학생들이 다양한 창직 관련 평가대회에서 수상하며 창직 가능성을 검증받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일자리센터사업’에도 선정됐다. 이를 통해서도 많은 기대 효과를 볼 수 있겠다.”

- 김포시의 유일한 대학이다. 김포대학교에 대한 김포시의 지원이나 김포시 발전을 위해 김포대학교가 기여하는 부분이 있나.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결합을 통한 지역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지역의 환경 및 발전정책에 따라 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학의 역할이 점점 확대돼야 한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보다 기초지자체의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고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지역연계형’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 김포시와 공동으로 김포발전연구소를 설치했다. 또한 김포지역 공공기관의 유지와 상공인 전체를 아우르는 최고경영자과정(KTEP; Kimpo Top Excutive Program)은 우리 대학의 자랑이다. 현재까지 13회에 걸쳐 634명의 김포지역 유지들이 과정을 이수했고 이들과 대학은 끈끈한 유대를 갖고 주기적인 모임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은 물론 교수들과의 상보적인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 많은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김포대학교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학생들 스스로의 정신적 변화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시대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바로 교육에서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사람의 의식을 변화시키려면 어떤 특정한 기술이나 지식도 중요하지만 교양교육이 밑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어떻게 확산시켜야 할까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또한 산업이 발달할수록 계열은 분화된다. 분화와 동시에 다른 것들과 어떻게 연계를 맺고 융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서로 연계를 맺는 통합적 교육으로 연결시켜 가지 않으면 실익이나 효율 등이 떨어진다고 본다. 다시 말해 각각의 과를 서로 단절시키는 것보다 다른 과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 커리큘럼을 개편해 이를 가능하게 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전문대학의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백화점식의 나열화된 데서 빨리 탈피해야 한다. 앞으로는 대학들이 각각의 특화 전략을 세워가야 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과 특성 등에 따른 수업연한 다양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대학은 학령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인자원에 대한 평생교육도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리더십을 갖고 대학을 운영할 계획인가.
“교육의 본질은 인간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통해 자신의 자아실현과 행복한 사회적 삶을 영위하게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욕구와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과 대학 구성원 전체가 서로 돕는 교육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이러한 이념을 바탕으로 첫째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교육환경 조성은 다른 게 아니다. 좋은 교수를 모셔오고 학교 시설을 잘 갖춰 좋은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이다. 둘째 교직원 및 학생들의 인화(人和)를 조성하겠다. 협동을 의미하는 인화는 인성교육의 핵심이다. 교직원 등 구성원 자체의 인화가 허물어지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할 수 없다. 서로 믿고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고 관심 가져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호봉제 교직원과 계약직 교직원의 급여 차이 등으로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은 인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다. 이런 문제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겠다. 이는 곧 산학(産學)의 연계이며 학생 취업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 인화만 강조한다고 해서 인화가 이뤄질까.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 풍토가 인화적이면 굳이 말로 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인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개선할 건 하면서 총장 자체가 그에 대한 관심을 계속 보여야 한다. 총장이 경영 등에서 효율만 찾다보면 인화를 해치는 경우가 많다. 경영이나 경제의 본질은 효율성, 법학의 본질은 형평성, 정치의 본질은 절충과 타협에서 방향을 찾는 것이다. 교육기관은 우선 교육의 본질인 인간적 가치가 먼저 실현돼야 한다. 경제나 정치 혹은 다른 어떤 사회의 논리에 의해 교육의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사람됨을 많이 찾는 사람, 열심히 일하는 모범적인 사람이라고 각인됐으면 한다. 퇴근 시간은 정확히 지키되 항상 일찍 출근하려 한다. 정시 퇴근으로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맡겨진 근무시간에는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다. 그런 모범자로서, 교육자로서 기억되길 바란다.”

■김재복 총장은…
1942년생.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행정학석사를, 동국대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했다. 서울 창천·금옥초 교사로 시작해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을 거쳤다. 1982년 인천교대 교육학과 교수로 부임해 기획연구처장, 교육대학원장을 거쳐 총장을 지냈다. 이후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로 부임, 총장을 역임하고 전국교육대학교총장협의회장을 맡았다. 현재 경인교대 명예교수, 한국교육개발원 동문회장 등을 맡고 있다. 2015년부터 2년간 김포대학교 총장으로 있었으며 지난해 12월 다시 김포대학교 총장으로 돌아왔다.

<대담 = 최용섭 주간 / 정리 = 천주연 기자 / 사진=김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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