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대학생 공동행동, 광화문서 공동 선언 발표

▲ '3.8 대학생 공동행동'이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낙태죄 폐지와 직장·대학 내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장진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장진희 기자] "오는 8일 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대학생들의 '미투(MeToo) 운동' 지지를 밝히고, 권력형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대학 내 여성주의 동아리 및 학회 등으로 구성된 '3.8 대학생 공동행동'이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모임에는 98개 대학생 단체와 1087명의 개인이 동참했다. 

이들은 '3.8 대학생 선언'을 발표하고, "여성들이 스스로 감내해야 했던 피해를 당당히 고발하는 움직임은 성폭력이 불평등한 사회적 권력의 문제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방지를 위해 학생의 대학 통제권을 요구해야 한다"며 "사회의 정의와 진보를 위해 앞장서왔던 대학생들이 침묵하지 않고, 여성해방을 위해 실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대 젠더 평등을 외치는 사람들, 젠장'에서 활동 중인 안지완씨는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낙태죄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낙태죄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연세대 여성주의 학회 엘리스' 소속 박지우씨는 "대학생들에게도 성폭력 피해 경험이 낯설지 않다. 연세대에서도 한 문과대 교수가 여학생들을 강단 앞에 불러낸 뒤 남학생들에게 룸살롱처럼 마음에 드는 학생을 선택해보라고 요구한 일이 있었다"며 "이런 폭력이 용이되는 남성중심적 권력구조를 타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발언자로 나선 은혜진 한신대 총학생회장은 2016년 강남역 사건을 상기시키며 지금 퍼지고 있는 미투 운동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은혜진씨는 “여성은 이미 억압적이고 권력이 팽배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대학에서 성폭력 고발이 많이 일어나고 배경에는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대학 내 문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씨는 “110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3월 8일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투쟁해 나가겠다”며 “완전한 여성해방을 위해 바꿔나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화여대에 갓 입학한 마지막 발언자 강신재씨(사회학1)는 한국사회가 이미 구조적 이데올로기에 종속 돼 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발언을 통해 자신이 청소년기에 겪었던 데이트 폭력 사례도 함께 공유했다.

이어 강신재씨는 “대학은 중립이라는 핑계로 다양한 사례에 침묵하고, 비정상과 정상을 반 인권적 기준으로 나누고 있다”며 “이 같은 이데올로기를 타파하기 위해 성찰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광장에 모인 ‘3.8 대학생 공동행동’은 3.8 대학생 선언문 낭독과 퍼포먼스를 끝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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