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여자대학교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나는 아직도 더 잘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아요. 나이라는 건 정말 숫자에 불과하죠. 제 열정만큼은 지금 20대인 동기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문대학 입학식이 치러진 가운데 U턴 입학생, 만학도 등 이색 입학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중 72세에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홍성표씨가 있다. 한림성심대학교에 입학한 홍씨는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답했다.

평생을 무역관련 일을 하느라 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해외를 다녔던 홍씨는 얼마 전 다리를 다쳐 강제로 일을 쉬게 되면서 ‘대학 입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는 그 결심을 실행에 옮겼고 한림성심대학교 ‘관광영어과’ 새내기가 됐다.

“일을 쉬면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아, 새로운 것을 배워볼까’였어요.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어 특히 영어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어요.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는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고 그 문화를 배울 수 있었죠. 그래서 본업은 무역업이지만 영어 공부를 더 심화해서 전문성을 키워 세계 문화관련 관광 사업을 하고 싶더라고요.”

이 도전의 끝에 그는 어디에 서있을까. 홍씨는 ‘관광영어’ 전공을 살려 새로운 사업을 해나가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했다.

“졸업 후에는 아마도 전공을 살려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은 공부를 하면서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또 하나 하고 싶은 건 제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봉사를 하고 싶어요. 사업 노하우뿐만 아니라 제가 배운 것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고 싶어요. 그게 제 최종 목표죠.”

경인여자대학교에는 만학도 자매가 같은 학과 동기로 입학하기도 했다. 고순영(54)·고윤정(49) 자매가 그 주인공. 이들 자매는 각각 명지전문대학교 사회복지과와 서울디지털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 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우리 자매가 오랜 시간 함께하며 다양한 캠퍼스 생활을 즐기고 싶어 경인여자대학교를 지원하게 됐어요.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자녀들에게 귀감이 되고 훌륭한 간호사가 돼 남은 삶을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 구미대학교 이색입학생 수가·수아·수지씨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했지만 전문대학으로 U턴 입학한 사례도 눈에 띄었다. 이수지씨(27)는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간호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씨가 간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곳은 전문대학인 구미대학교. 이미 이 대학 비주얼게임컨텐츠과를 졸업해 제품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둘째 동생 이수가씨(24)의 강력한 추천 덕이다.

“취업에서만큼은 일반대학보다 우리 대학이 더 뛰어나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대학을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었죠.”

그 영향으로 이제 갓 20세가 된 막내 이수아씨까지 올해 이 대학 보건의료행정과에 입학하면서 세 자매는 초·중·고등학교 동문을 거쳐 대학에서도 동문의 길을 걷게 됐다.

호산대학교에서는 한 학과에 모녀와 형제가 다니게 된 이색 사례도 있었다. 이 대학 유아교육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어머니 강선영 씨의 권유로 딸 김나영씨가 같은 학과 신입생으로 입학한 것이다.

또한 물리치료과 전공심화과정 4학년으로 입학한 최창훈씨는 같은 학과 3학년에 이미 동생 최창환 씨가 재학 중인 터라 한 학과에서 형제가 선후배로 만났다. 형 창훈씨는 3년제 물리치료과를 졸업한 후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다가 동생 창환 씨의 권유로 4년제 전공심화과정에 입학하게 됐다.

김재현 호산대학교 부총장은 “가족의 권유로 같은 학과에 입학하게 된 것은 학생들의 수업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가족의 행복은 물론 즐겁고 보람찬 대학생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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