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보육-투자유치-창업까지 이어지는 창업생태계 구축”

취업한파 속에서 정부는 학생들의 창업을 통해 해법을 찾으려 동분서주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창업선도대학 사업을 통해 학생창업의 활성화를 수년째 지원 중이고, 곧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대학 창업지원단 지원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을 밝혔다. 창업선도대학 우수사례를 통해 대학창업의 현주소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이광근 동국대 창업진흥센터장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동국대 창업지원단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초기부터 올해까지 8년째 연속 선정되며 우수성과를 자랑한다. 최근 동국대는 창업 분야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창업선도대학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광근 창업진흥센터장을 만나 창업지원단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조직을 개편하고 집중 육성에 나섰다.

“동국대는 여느 대학과 마찬가지로 지난 1999년 창업보육센터로 출발했다. 당시에는 대학창업의 분위기 형성이 덜 돼 있었다. 2008년부터 창업에 대한 새로운 분위기가 싹텄고, 중기청에서 여러 사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창업보육센터를 맡고 있었는데 대학 최초로 ‘창업 휴학제’를 시도하는 등 대학창업 붐업에 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을 강화했고 2011년 창업선도대학 사업에 선정돼 일종의 TF로 창업지원단을 구성했다. 2016년까지 TF 체제로 이어오다 2017년부터 정규조직화했다. 창업보육센터를 창업지원단으로 변경하고 산재돼 있던 조직들을 산하로 묶어 기업가정신센터, 창업보육센터, 창업진흥센터로 구성해 창업교육, 선도대학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창업선도대학 사업에 8년째 선정됐다.

“학교 차원에서도 관심과 지원이 많고 창업전담교수님들도 굉장히 열정적이다. 더욱이 동국대 학생들이 창업과 관련해 특별한 DNA를 갖고 있는 듯하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서울대나 연·고대 학생들보다 도전적이고 숨어 있는 끼가 더 많은 학생들이라는 판단이다. 처음엔 별다른 끼가 없는 것 같았는데, 전담교수들의 코칭에 따라 스스로 창업의 끼를 발휘하더라. 교수들과 학생들이 서로 잘 융화하고 시너지가 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동국대 창업지원단은 연 50~60개의 창업동아리를 키우고 있다. 평균 250~500명의 자원이 매년 들어오는 셈이다. 동아리 지원을 통해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사업화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성과 및 우수사례를 꼽는다면.

“가장 직접적인 성과는 창업지원단을 통해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동아리 운영과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 불교미술, 연극영화 등 예술계 학생들이 아트셰어 회사를 만들어 2011년부터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예술과 작품을 공유한다는 개념인데, 과거에 비해 요즘 작가들이 좋은 그림들을 열심히 그리는데도 로열티가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그림을 골라 휴대폰 케이스, 여행가방에 아트 프린트를 한다든지 베개 등 생활용품에 활용해 수익모델을 창출한 것이다. 이외에도 푸드테크, 배달사업, 도시농부 등 다양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창업지원단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우리나라는 창업과 관련해서 시작이 선진국과 다르다. 선진국의 경우 창업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선행하고 다음으로 창업보육이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창업투자 및 재정지원까지 연결되는 구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창업교육 없이 창업보육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창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때문에 동국대에서는 교육-보육-재정지원으로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와 함께 창업지원에 대한 법적인 지원쳬계가 없다는 점도 활성화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산학협력단의 경우 별도의 촉진법을 두고 있어서 다양한 육성 및 지원이 가능하지만 창업지원단은 특별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장치가 없다. 정부에 요구하는 사항 중 하나가 바로 법적 조치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창업지원단을 잘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열정을 가진 교수들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산하 교수들이 잘 따라줘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대부분 창업지원단을 일종의 보직 개념으로 여기고, 담당교수를 2년마다 교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책임자·실무자들이 일할 분위기가 안 만들어진다. 우리 동국대를 포함해 연세대·인덕대·인천대 등 창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8년 이상 책임자가 동일하다.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네트워크가 강해지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 정부의 재정지원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창업선도대학 사업으로 현재 40개 대학까지 지원을 늘리긴 했으나 교육부터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투자유치가 시급하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창업 동아리를 통해서 교육-보육-투자유치-창업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 모델을 정형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창업 휴학제라는 창업 생태계 브랜드를 만들어온 것처럼 다른 대학에서 생각지 못한 우수모델을 구축하는 데 힘을 실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비롯해 동문펀드 등 외부 펀드들에서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이 동문펀드로 자체기금을 운영하고, 독일 미넨공대가 BMW에서 전액 투자를 받는 것처럼 기업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장기적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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