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학가 미투 운동…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
[기자수첩]대학가 미투 운동…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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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성폭력을 폭로한 여성만 60여 명에 달하는 미국의 ‘빌 코스비 사건’을 변호해온 글로리아 올레드가 한 말이다. 올레드는 빌 코스비 사건 이후 미국 사회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올레드는 피해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가해자들의 만행을 바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제도화’를 촉구했다. 그리고 성과를 이뤄냈다. 피해 여성과 올레드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미국 내 몇 개 주에서 성폭행 및 중대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늘어나거나, 아예 없어지기도 했다.

올레드의 행보는 현재 급속도로 확산 중인 대학가를 포함한 사회 각계 ‘미투(MeToo)' 운동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예술계 미투 폭로에 힘입어 대학가에서도 새로운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이들의 “나도 당했다”는 외침은 폭로 그 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미투 운동 그 이후에 주목하고, 보다 촘촘한 대안을 설계해야 할 때다. 말 그대로 미투 운동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봐야할 이유다.

미투 운동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 처단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대학 내 성폭력도 사회에서 행해지는 여타 성범죄와 같은 양상이다.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 즉 권력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결국 학내 성폭력은 권력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교수 등 가해자 개개인을 탓하는 것은 자유지만, 미투 운동을 계기로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대학 내 성폭력 피해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대책은 ‘안전하게 학업을 마칠 권리’다. 보통 대학을 졸업하는 데 학부생은 4~5년, 석사 대학원생은 최소 2년이 걸린다. 박사생의 경우,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수년에서 십수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현재 대학 내 징계 시스템은 강자인 전임교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하는 터라, 폭로한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한다. 이제껏 성 관련 비위를 저지르고도 ‘정직 3개월’의 솜방망이 처분만을 받고 복직한 교수가 다수다.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라는 성폭력 사후처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초적인 원칙조차 지켜지기 힘든 실정이다.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 교수가 3개월 만에 복직해 같은 공간에서 연구하고 강의를 하는 것이 두려워 차라리 학업을 포기한 학생들도 있다.

교육부를 포함한 각 정부 부처가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를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교육부는 국립대 교수를 포함하는 교육공무원이 성폭행·성추행을 저지르면 무조건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립대 교원까지 대상자로 포함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용기를 내고 미투에 동참한 학생들이 내일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이제는 제도화를 통해 학생의 손을 들어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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