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권력형 성폭행 근절 위해 남성중심적 구조 바꿔야”

▲ 8일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3.8 대학생 공동행동'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장진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하고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대학가에 확산 중인 미투 폭로를 해결하고,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을 막기 위해 연대 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학 내 여성주의 동아리 및 학회 등으로 구성된 ‘3.8 대학생 공동행동’이 8일 오후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여성 억압적인 현실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98개 대학생 단체와 개인 1087명이 참여하는 연대체다.

동국대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쿵쾅’에서 활동 중인 예진씨는 “명지전문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등에서 성폭력 폭로가 터져 나오지만 대학 내 권력 구조 때문에 사건이 은폐되는 등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학 내에 현존하는 성폭력을 비롯한 성차별적 구조에 침묵할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윤민정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은 “우리 대학에서 지난해 몇 년 간 성희롱, 폭언, 인건비 횡령 등을 일삼은 한 남성 교수에 대한 폭로가 터져나왔다”며 “그러나 1년이 다 돼가는데 학교 측은 징계 등에 대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용기를 냈는데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 등의 논의가 공유되지 않아 불안에 떨고 있다”며 “가해자 교수들이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대학 내 미투 운동 해법은 바로 ‘위드 유(With You)’를 외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동행동은 “대학생이 앞장서서 여성해방 쟁취하자. 대학생이 채우자 여성해방 100%”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밖에도 가요의 가사를 바꿔 부르며 대학 내 성폭력 근절을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해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동국대, 이화여대, 서울대 등 각 대학에서 3.8 공동행동을 위해 준비해온 과정이 공유되기도 했다. 동국대는 낙태죄 폐지 영화상영회를 개최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이화여대는 서명운동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서울대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여성들이 겪고 있는 일상적인 성폭력에 대해 말하는 ‘미투, 이어말하기’ 행사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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