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미투 운동 시작되자 교수가 연락해 회유 시도”

▲ SNS 가천대 커뮤니티에 게시된 '미투' 고발 게시물 캡쳐.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대학가에서 ‘미투’ 운동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가천대에서도 ‘미투’ 고발로 교수 1명이 직위해제됐다.

가천대는 “최근 SNS 커뮤니티에 한 학과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게시됐다”면서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3월2일자로 해당 교수를 직위 해제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해당 커뮤니티에는 2년 전 가천대 연기예술학과의 한 교수가 연습을 위해 학교에 남아있던 한 여학생을 승용차에 태우고 교외로 나가 성추행했다는 글이 익명으로 올라왔다.

작성자는 “A교수가 잠깐만 나오라고 해 정문으로 나가니 차에 타라고 했다”면서 “영문도 모른 채 내려보니 남한산성 중턱이었고, 이 교수는 함께 걷자며 차를 세우고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상했지만 (나보다) 높으신 분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따라갔다. 그러다가 사람이 없는 으슥한 산길로 저를 데리고 가더니 키스를 했다”면서 “너무 놀라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A교수는 내 몸을 더듬고, 내 손을 자신의 속옷 안으로 집어넣었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이러한 일들을 저지르는 교수가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에서 수업하고 또 여러 여자 학생들에게 연락해서 실제로 저와 비슷한 일들을 저지르고, 과 행사에 참여해서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을 하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투운동 이후 해당 교수가 연락을 해와서 공연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저는 이런 일을 입막음 하는 데에 제 소중한 꿈을 이용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배우라는 꿈을 위해 간절히 우리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을 더 이상 더럽히지 말아 주세요. 나는 당신이 우리 학교에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가천대 관계자는 “현재 A 교수가 사의를 전하지는 않았지만, 직위해제와 함께 강의를 배제한 상태”라며 “A 교수를 상대로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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