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본부의 적극적 노력·성폭력 전담기구 의무 설치 요구

▲ 13일 전대넷이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지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대학의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선언과 문제 해결을 위한 촉구의 목소리가 점차 커져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전대넷)은 13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서 성폭력 증언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학 역시 예외는 아니라며 대학 내 성폭력은 젠더권력과 더불어 교수권력이 점철된 양상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미투 운동 지지와 연대 표명 △대학 내 교수 및 젠더 권력 해체를 위한 대학 본부의 적극적인 노력 촉구 △성폭력 및 인권침해 전담 기구 의무 설치 등을 주장했다.

지지선언에 동참한 김태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대학생은 교수라는 어마어마한 권력 앞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가 목소리를 낼 수 없게 해왔다”고 밝혔다. 김 총학생회장은 “미투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사회 현실의 진정한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이제는 한 발 떨어져서 이들을 지지하기보다 적극적으로 공감한다”고 전했다.

강혜지 동덕여대 부총학생회장은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의 문제를 꼬집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갑을관계가 뚜렷하고, 조교임용과 추천 등 교수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점도 되짚었다.

강 부총학생회장은 “미투 운동은 가해자의 책임을 공론화 하고, 그동안 귀 기울이지 않았던 한국사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불씨”라며 “용기를 내준 모든 사람들 덕분에 대학에서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소정 홍익대 부총학생은 “미투 운동이 터져나오는 것은 그동안 존재를 부정당하던 피해자들이 숨지 않고 세상으로 나오려는 의지와 이후 성폭력에 대한 경고”라며 “사건 예방과 정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서강대 내에서 발생했던 성폭력 사건과 성폭력 당사자인 교수의 강단 복귀 등을 사례로 들며, 어떤 사과와 대책이 있었는지를 반문했다. 교육부와 학교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학내 성폭력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차안나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학교의 성폭력 고발과 절차에 대한 부실함을 꼬집었다. 차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는 피해 학생에 대한 대책이 없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징계위에 학생의 개입 여지가 없다”며 “이화여대는 소수자인권위를 발족해 제도개선을 통해 피해자에게 힘을 주고 피해를 예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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