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학 측이 경비 목적으로 불렀다고 진술”

법인이사가 전산실 문 파손 “학교 정상화 위해 왔다”
용역, 본관 1층 창문∙좌측 교무처 쪽 문 파손 후 진입

▲ 총신대에 용역 50여명이 난입해 농성중인 교수, 학생들과 충돌했다. 총신대 본관(종합관) 1층에서 대치하는 용역과 경찰. (사진=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김영우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교수, 학생들이 농성중인 총신대에 17일 저녁 10시경 용역 50여명이 투입돼 충돌이 벌어졌다. 용역들은 학생들이 점거중에 있던 전산실이 위치한 이 대학 본관 4층을 통제하고 2시간여 대치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1층으로 철수, 새벽 3시 반까지 대치를 이어갔다.

17일 저녁 10시 10분경 마스크를 쓴 용역 50여명이 총신대 본관 1층 정문 유리창, 좌측 교무처 방향 문을 파손하고 진입했다. 용역이 1층 입구, 4층 입구를 컨테이너와 자판기 등으로 봉쇄하고 출입을 막으면서 학생 100여명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3층 계단에서는 진입을 막으려던 용역들에 의해 학생들이 멱살잡이를 당하거나, 고성이 오가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학생 1명이 용역을 피해 계단을 내려가다 발목을 접질려 인근 중앙대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부상자도 발생했다.

출동한 경찰은 용역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사복 차림의 용역이 도주하려다 3층 계단에서 학생들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1층에서는 용역이 경찰에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가하려다 제지당했다.

▲ 총신대 법인이사인 김남웅 목사가 본관 4층 전산실 문을 열려고 하는 모습.(사진=총신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라이브 캡처)

4층 입구에서 충돌이 계속되는 동안 총신대 학교법인 이사인 김남웅 목사가 노루발못뽑이를 들고 전산실 문을 파손했다. 용역들과 4층에 있던 김남웅 이사와 박노섭 이사는 본지 기자에게 “전산이 마비돼 학사가 진행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은 우리가 부른 게 아니다. 누가 불렀는지 모른다.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이 법인이사들을 만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용역의 퇴거를 요구했으나, 박노섭 이사는 “학생들이 먼저 나가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용역 진입 과정을 목격한 정태진 신학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3)은 “박노섭 이사가 용역들을 대동하고 종합관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 하재송 교수는 “이사들이 ‘전산실 정상화를 위해 우리가 용역을 불렀다’고 했다가 갑자기 말을 바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출동한 경찰은 중재에 나서 새벽 0시 50분경 용역과 법인이사, 교수, 학생들을 4층에서 퇴거시켰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 퇴진, 재단이사 면직 출교”를 외치며 1층 로비에 머물렀다. 용역들도 1층 정문의 봉쇄를 풀지 않으면서 대치가 2시간 넘게 계속됐다.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대학 측이 경비 목적으로 용역을 불렀다는 진술을 받았다. 용역 도급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는지 현장 조사를 진행했으며, 현행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을 시 과태료 부과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총신대 본관 유리문이 파손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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