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진 서울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조규진 교수(기계항공공학) 연구팀이 종이접기 기술을 활용한 ‘드론로봇 팔(가제트 로봇 팔)’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사이언스 로보틱스>최신판 표지를 장식했다.

조 교수 연구팀(공동1저자: 김석준 연구원∙이대영 박사 후 과정, 공동저자: 정광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 교신저자: 조규진 교수, 디자이너: 송정률 연구원)은 로봇 팔에 락커를 이용한 ‘가변 강성 메커니즘(Variable Stiffness Mechanism)’을 접목하고, 와이어 한 줄로 쉽게 접고 펼 수 있도록 설계해 종이접기 구조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딱지처럼 가볍고 얇게 접히면서도 자동우산처럼 펼쳐지고 금방 단단해진다. 그간 종이접기 로봇이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고 쉽게 구동하기 어려웠던 약점을 즉각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변 강성 메커니즘은 서로 수직하게 놓인 ‘접는 선’이 서로의 움직임을 제약할 수 있다는 종이접기 원리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30g이 되지 않는 육면체 구조(40X40X100mm)가 최대 12kg의 압축력을 버틸 수 있다. 반면, 와이어를 잡아당기면 쉽게 락커가 해제돼 육면체 구조를 납작하게 접을 수 있다.

공개된 동영상에서 드론은 접혀 있던 로봇 팔을 아래로 쭉 펼쳐 좁은 계곡에 떨어진 물체를 집고, 나뭇가지 사이를 근접 촬영한다. 로봇을 쓰지 않을 때는 작게 접어 편리하게 이동 및 운반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할 때 펼치면 힘을 발휘한다. 공간과 무게라는 로봇의 두 가지 제약을 획기적으로 극복한 것. 특히 공간과 무게의 제약이 가장 극심한 드론에 로봇 팔을 달아 효과를 극대화했다.

▲ 종이접기 로봇 팔을 펼쳐 드론이 접근하기 힘든 틈 사이의 물체를 잡는 모습

이 성과는 드론만이 아닌 다른 로봇이나 구조물에도 적용 가능하며, 극지, 사막, 바닷 속이나 우주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소프트 로봇은 유연한 움직임에 비해 큰 힘을 지탱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 로봇 팔에는 소프트 로봇과 하드 로봇의 중간인 가변강성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평소에는 유연하게 접혔다가 필요하면 단단해지도록 했고, 소재도 부드러운 패브릭과 특수처리된 단단한 PET 필름의 복합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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