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어린 제자들의 고백에 용기 얻었다”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외대 한 교수가 수년간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미투’ 증언이 또 다시 나왔다.

익명의 작성자는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외대 대나무숲에 “어린 제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을 읽고,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선생으로서 제자들을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용기 내 고백하려 한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대학원 강의를 맡고 있고, 언론에 자주 출연해 사회적으로 유명한 학자인 A교수의 행태를 고발했다. 그는 “강의를 배정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MT에 참석했는데 A교수가 자신을 따라와 껴안고, 입을 맞추려 했다”며 “연구실로 불러 옷을 갈아입거나 뒤에서 껴안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또 A교수는 최근까지도 학회에서 만난 작성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작성자는 “제 위치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문자와 전화에 무응답과 대꾸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지난 몇 년동안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하면서 늘 죽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호소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교수는 학교 측에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짧은 글을 통해 “저의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제보자의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교와 동료 교수님,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 이 시간부로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전했다.

한국외대는 “A교수의 사직서 제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수업은 중단된 상태이고, 그와 상관없이 사실관계 조사는 계속한 뒤, 추후 해임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외대에서는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성희롱을 지속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해당교수는 17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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