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리튬-황 전지 신개념 전극 개발…접촉저항 문제 해결

▲ 왼쪽부터 김도경 KAIST 교수, 윤종혁 대학원생.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연구진이 탄소나노섬유 사이에 황을 잡아두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차전지(충전식 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신성철)은 이 대학 김도경 교수 연구진이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탄소나노섬유 사이에 황을 잡아두는 방식을 이용한 리튬-황 이차전지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차전지는 최근 전기자동차, 보조배터리 등의 수요 급증에 따라 장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리튬-황 전지는 기존에 상용화된 리튬이온 전지보다 7배 이상 에너지를 더 잡아둘 수 있으며, 재료로 쓰이는 황도 자연에 풍부하다는 이점을 갖는다. 하지만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도도가 낮고, 충‧방전시 부피 변화가 발생해 빨리 닳는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연구진은 실과 같이 만든 탄소나노섬유를 제작하고, 이를 황 분말을 풀어놓은 현탁액(Slurry)에 적신 뒤 건조했다. 마치 종이가 물을 흡수하듯 황이 전기화학반응을 일으켜 섬유에 맺혔다, 별다른 힘을 주지 않고 미세한 관을 타고 스스로 액체가 흐르는 모세관 현상이 일어났다.

이를 통해 기존 전극처럼 복잡하게 황을 감싸서 보호하지 않고도 탄소섬유 사이에 황을 효과적으로 가둬둘 수 있다. 충‧방전시에도 황이 빠져나가지 않고, 단위 면적당 황 함량도 기존보다 5배 가량 높았다. 리튬이온전지의 면적당 충전 용량보다 최대 7배 가량 높은 전지를 만들어냈다.

▲ 탄소나노섬유들 사이에 흡수되어 맺힌 형태 그대로 고체화 된 황의 미세구조와 모식도.(자료=KAIST)

1저자인 윤종혁 대학원생(박사과정)은 “금속집전체 위에 전극물질을 도포하는 기존의 전극 제조 방법과는 전혀 다른 전극 구조 및 제조 방식을 적용한 연구로 향후 리튬 이차전지의 연구 범위를 넓히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도경 교수는 “고용량 리튬-황 상용화에 한 단계 다가선 연구성과로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무인항공기(UAV) 및 드론 등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연구책임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018년도 18호에 게재됐다. KAIST EEWS 연구센터의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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