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오 지음 《일터행전》

교회가 교인에게 종교적으로 생활하는 법은 당연히 가르쳐왔지만, 사회생활, 즉 직장에서 기독교인답게 살아가는 법은 자주 가르치지 않았다. 최근 가정사역과 직장사역이라는 목회적 활동이 활발했던 반면, 아쉽게도 여전히 일주일의 7분의 6이나 보내는 가정과 직장에서 기독교인답게 사는 방법은 충분히 가르치지 못한 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잠자는 시간을 빼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세상 직장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치고 배운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무엇보다 참고할 만한 모델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교인들도 ‘각각 적당히 알아서(!)’ 살아가는 것 같다. 어쩌면 한국 기독교가 세상으로부터 개독교 소리나 듣고 영향력을 잃게 된 핵심 원인이 이 때문은 아닐까? 

저자인 방선오 명지대 사무지원처장이 펴낸 《일터행전》에서 모든 그리스도인 직업인(직장인, 사업가)이 ‘일터사역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일터사역자란 일터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당당히 드러내고 그리스도인답게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일터에 유익한 사람이 될 뿐 아니라 말과 삶으로 총체적이며 전인격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다.

또한 저자는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종교생활과 일상생활을 구분하는 이원론(二元論)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터에 예수님과 함께 출근하라고 조언한다. 업무노트를 예수님께 일일이 공개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기도하라고 권한다. 일터가(회사의 동료 선후배와 상사와 경영자가) 소중하게 여길 복의 통로가 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고 드러내면서도 아직 예수님을 믿지 않는 동료하고도 적극적으로 융화하라(섬기고 친해지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선한 영향력(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터행전》책에서 청지기, 군사, 섬기는 종이라는 일터사역자의 세 가지 역할을 설명하고, 일터사역자로 살아갈 수 있는 영적 비타민, 즉 공동체(신우회) 활동을 하는 법과 개인의 경건 생활(큐티와 말씀 묵상) 훈련법,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아는 법 등을 팁으로 제공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삶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세상사람 직장 동료에게 실제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대기업 임원으로 지내고 계열사의 대표이사까지 되었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대학교 사무처장이 되는 과정에서 말씀 묵상을 통해 인도받고 위로받았다. 이는 《일터행전》책에서 끈질기게 강조한 일상의 말씀 묵상과 기도의 중요성을 입증한다. 크든 작든 사업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직장생활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목회자에게, 《일터행전》은 기존의 어떤 일터 지침서도 능가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천 가능한 그리스도인의 사회생활 지침서이다.(아르카 /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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