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모두의 개헌이 되려면
[사설] 우리 모두의 개헌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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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발표한 개헌안이 연일 화제다. 대통령 4년 중임제, 국회의원 소환제, 지방정부 권한 강화 등 굵직한 정치 이슈에 여기저기서 토론이 한창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사람’으로 확대 보장하고, 차별금지 사유도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외에 ‘장애, 연령, 인종, 지역’을 추가한 만큼 이번 개헌안은 정치 외에도 다양한 사회 패러다임 전환 과제를 안고 있다.

고등교육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이 ‘대학의 자치’로 변경된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을 권리 조항에서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조항으로 위치도 바뀌었다. 이는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논의된 사항이다. 대학의 자율성이 ‘법률에 의해 보장된다’는 표현은 헌법에 의해 대학의 자치를 보장한다고 바뀐 것 역시 연구진의 요구사항이기도 했다. 교육부와 사전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의 자율성은 그간 개념이 모호해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둘로 나뉘곤 했다. 외부세력의 개입을 차단하는 ‘기관의 자율성’ 개념으로 해석할 경우 대학을 둘러싼 정부와 법·제도적 규제 완화가 즉 자율성 강화로 여겨졌다. 물론 대학은 크고 작은 규제를 받아왔다.

반면 대학 내부 거버넌스에 초점을 맞추는 견해도 다른 한 축이다. 이 관점은 사학법인이나 대학총장의 권한과 자유보다는 자치를 강조한다. 대학의 여러 구성원들이 운영 주체로서 대학 내부의 인사, 규율 제정 등 자치에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개정안 전문에서도 ‘대학의 자율성에 관한 규정을 대학의 자치로 강화했다’고 적었다. 대학 자치 조항이 확정될 경우, 향후 현 정부 국정과제인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비롯해 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등 법령 개정이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다.

학문과 예술의 자유는 그대로 보장되며, 국가의 기초학문 장려 의무에 관한 조문을 신설한 것도 고무적이다. 기존에는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현행 헌법 127조가 개헌안에는 ‘국가는 국민경제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기초 학문을 장려하고 과학기술을 혁신하며 정보와 인력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134조로 가다듬었다.

그간 비교적 취약했던 기초학문 분야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신설된 만큼 향후 관련 법령과 정부의 기초학문 및 R&D 지원 정책에 무게 있게 반영될 것인지 기대하게 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교사와 공무원의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직무 이외의 영역에서 정치 활동을 허용한다는 조항이다. 초중등학교 교원과 공무원, 대학교수들이 구성했던 노동조합은 지금까지 법적 지위를 보장받지 못했다. 단체교섭권은 보장했지만 목적은 ‘근로조건 향상’으로, 주체도 ‘법률이 정하는 자’로 제한했으나, 이번 개헌안이 통과될 경우 법내(內) 노조 설립의 길이 열리게 된다.

정부는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을 ‘국민 헌법’ 또는 ‘촛불 헌법’으로 부르며 국회도 부응할 것을 요청했다.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논의되는 만큼 개헌안이 정략적인 대결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개헌은 이 땅의 국민과 사람 모두의 권리와 의무, 가치를 다루고 있다. 대학인들 역시 이번 개헌의 당사자로서 건전한 토론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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