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사립대학 총장들과 간담회 "교육부도 시급한 현안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18조 투자한다는데 한국은 4조도 안돼
부총리 “국회와 예산당국 설득에 총장들 나서주길”

▲ "대학은 교육부의 동반자" 29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막한 본지 대학경쟁력네트워크 프레지던트서밋에 참석한 김상곤 부총리(왼쪽),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오른쪽). 김상곤 부총리가 총장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대학팀] 등록금 동결 10년, 입학금 단계적 폐지. 대학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이 부족하다. “총장에 재임하는 동안 이번만큼 부총리를 많이 만난 적이 없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교육부가 적극적이라는 것이 총장들의 평가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회와 예산 당국을 설득해야 한다며 대학 총장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2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본지 UCN 사립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2018 개막식에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난 사립대 총장들은 대학에서 재원을 부담하기 어려운 환경을 언급하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황준성 숭실대 총장이 내국세의 1%를 넘어 국가 예산의 1%를 고등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제시한 가운데,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국대 총장)은 국립대는 기초과학, 사립대는 응용학문을 지향하는 ‘연구개발(R&D) 특성화’를 요청했다. 신구 서울총장포럼 회장(세종대 총장)은 대학 간 공동학위 추진을 위한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사학발전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익 삼육대 총장이 "정부 어느 부처 보다 교육부를 방문하게 되면 민원인 취급을 받는다며, 이번 교육부는 다르다"고 추켜세우자, 김상곤 부총리가 "교육부는 총장들을 동반자로 모시고 있다"며 되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총장들의 질문에 부총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절박한 대학재정 위기 힘 모아야" 2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본지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8 개막식이 열렸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에서 대답하는 모습. (사진=한명섭 기자)

다음은 김상곤 부총리와 총장들의 간담회 전문.

▲ 장호성 단국대 총장.

■ 장호성 대교협 회장(단국대 총장) “국립은 기초, 사립은 응용과학 ‘특성화’하도록 해야”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의견을 낸다. 국립대는 기초과학 위주로, 사립대는 응용학문 등 이슈가 되는 분야에 대해 지원해야 더 효과가 있다. 대학 특성화가 필요하다. 사립대는 기초과학을 준비하기에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 지금 주목받는 분야로 집중 육성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립대의 경우) 일반재정지원 대신 목적에 맞는, 정부 분배 방식으로 지원한다면 연구 활성화와 교육활성화를 다 거둘 수 있지 않겠나.“

 

▲ 황준성 숭실대 총장.

■ 황준성 숭실대 총장 “고등교육 미래 위해 ‘특단 조치’ 필요한 때”
“고등교육은 글로벌 경쟁력의 요소이자 한국의 미래다. 지난 16일 한국대학신문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가 “한국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최소 4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1%인 4조원을 고등교육 예산에 투입하자는 슬로건을 제안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인데도 고등교육에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과감하게 투자한다. 40여개 대학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만들겠다며 18조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우리 대학들은 10년간 등록금 인상을 못하고 올해부터는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우리 사립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가의 투자가 필요하다. 외람된 말이나 정부 차원에서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 신구 세종대 총장.

■ 신구 서울총장포럼 회장(세종대 총장) "대학 간 융합교육 촉진 위한 지원 필요"
"기초교양 교육과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역 대학이 힘을 합쳐서 융합교육을 한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교육부에서 공동학위를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대학 간 공동프로그램에 예산을 일부 지원해준다면 활성화되지 않을까. 

덧붙이자면 총장을 맡는 동안 경험한 부총리가 4명인데, 김상곤 부총리에 대한 호평이 가장 많다. 김 부총리는 1년도 안 돼 세번째다. 그만큼 대학과 소통을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있다. 감사한 일이다."
 

▲ 한태식(보광) 동국대 총장.

■ 한태식(보광) 동국대 총장 “소청 100% 교수가 이겨…공정·강력해야”
"총장이 되면서 제일 먼저 내세운 것이 인권친화적 대학문화 조성이다. 인권센터를 만들었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이를 인권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Me too)’, ‘위드유(With you)’도 중요하지만, 특히 대학원생 박사과정에 대한 지도교수들의 ‘갑질문화’가 대단히 심각하다. 동국대는 학생이 지도교수를 선택할 수 있는 지도교수 자율선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가 갑질을 하면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하고 논문심사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중에는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교수들을 징계하는데, 징계를 받은 교수들이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제기한다. 거의 100% 학교가 잘못한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 누가 봐도 문제를 일으킨 교수인데도 불구하고 소청심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내려오면 학교는 재판을 택할 수밖에 없다. 교수 중심으로 징계가 이뤄지다 보니 “징계가 과하다, 복직시켜라” 하는 움직임이 대부분이고 그 교수가 다시 강단에 서니 학생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육부에서 소청심사를 더욱 더 공정하고 강력하게 해주기 바란다."

▲ 장제국 동서대 총장.

■ 장제국 부산·울산·경남·제주지역 대학교 총장협의회장(동서대 총장) “지역총장협의회와 간담회 진행해 대학들 목소리 들었으면”
"멀리 부산에서 와서 한 마디 하겠다. 부총리께서 현장과의 소통을 중시하시는 분이라서 기대가 크다. 

각 지역마다 지역대학총장협의회가 있다. 지역에 따라 설립주체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부총리께서 시간을 내셔서 지역대학총장협의회를 방문해서 간담회를 한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정식으로 건의한다.“

 

▲ 이길여 가천대 총장.

■ 이길여 가천대 총장 “대학가를 위한 교육부의 대화 노력에 감사”
"대학 재정이 너무나 열악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을 할 것 같다. 더 세세한 이야기는 다음 간담회에서 하도록 하겠다. 대학 총장들끼리는 자주 모이곤 하지만, 부총리를 모신 자리는 굉장히 드물다. 부총리가 직접 발걸음을 해서 총장들의 모임에 참석하고, 각 대학들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여줘 대단히 감사하다. 서밋을 주최한 한국대학신문에도 감사하다.“

 

 

■ 김상곤 부총리 “대학 재정 확충 가장 시급한 문제…노력하겠다”

▲ 김상곤 부총리.

“장호성 단국대 총장님께서 국립대는 기초과학, 사립대는 응용과학으로 특성화하는 방안을 제안해주셨다. 참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신구 세종대 총장님께서는 융합교육을 강조하시면서 네트워킹을 강화하자고 말씀주셨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립대는 기본적으로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서밋을 기회로 총장님들께서 그런 방향으로 논의해주시면 좋겠다.

황준성 숭실대 총장님께서는 재정확충이 필요하다고 말씀주셨다. 저 역시 대학재정 확충 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가장 큰 자산인데 대학 재정이 핍박 받는 상황이다. OECD 국가의 평균 GDP 1.2%에 닿지 못하고 0.95%에 머물러 있어서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예산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총장님들께서도 늘 도움을 주셨지만 이번에도 강력하게 요청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저 자신도 대학재정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 드리겠다.

지역대학총장협의회는 저도 가능한 시간을 내서 많이 뵙고 싶지만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의지는 있다. 대학 내 인권센터를 설치해 제대로 대학원생 인권을 존중하고 회복시키겠다는 동국대 총장님이신 보광스님 말씀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고, 실제 인권센터를 설치하고 자발적으로 인권 보장과 성평등을 위해 애쓰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바라건대 우리 대학 모두가 인권센터를 설치해서 성인지 및 성평등 문제까지 다뤄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제가 취임한지 9개월 정도 됐다. 고등교육은 한국교육의 질을 좌우할 뿐 아니라 미래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총장님들의 지혜가 필요하고, 총장님들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뵙고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