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규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입시학생취업처장

▲ 강석규 입시학생취업처장

최근 들어 언론에서는 학령인구의 급감 시대를 맞아 대학입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입시대란, 대학 줄도산, 대학교수들의 대량실직사태 등의 기사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모든 대학의 구성원들이 인지하고 걱정하는 것처럼 고등학교 졸업자수의 대학 입학정원 초과현상은 이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다가와 있다. 이 문제는 소수 입시 관련자만의 문제가 아닌 대학교육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총체적 고민이고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대학의 구성원들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획기적인 인식변화를 통해 대처해야 할 시점에 도래해 있다. 여러 대처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중 ‘전문대학의 입학전형 단순화’는 일선 고등학교에서 요구하고 있는 효율적인 진학지도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다.

매년 고등학교와 전문대학 간 교류협력증진 차원에서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주축이 돼 고등학생들의 진로·진학멘토인 진학상담교사와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워크숍에 참석한 선생님들 중 대다수는 전문대학은 진학상담에 애로가 많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문대학의 입학전형 중 어떤 부분이 그렇게 어려운가에 대한 해답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들면 전문대학 간 사용하는 용어의 표준화돼 있지 않은 문제가 고등학교에서는 진학상담의 애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별 입학전형이 너무 상이하고 같은 대학 내에서도 너무 많은 전형이 이뤄 지다보니 학생들이 지원하는 모든 전문대학을 상대로 진학지도를 하기가 상당히 곤란하고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전문대학 진학지도가 일반대학(4년제)에 비해 심도 있는 입학상담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선 고등학교 진학담당 선생님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136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입학전형을 분석한 결과 전형구분이 많게는 수시, 정시 통합 2개인 대학부터 38개인 대학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전체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확대해 살펴보면 수시 886개(평균 6.5개), 정시 548개(평균 4개)였으며, 총 1434개(중복포함)의 전형을 시행하고 있었다. 여기에 따른 세부 전형내용으로 들어가면 헤아리기 어려운 입학전형이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문대학이 고등학교 진학담당 선생님들에게 진학상담을 요청하기 전에, 입학전형 단순화 및 표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공감을 하고, 2016년과 2017년에 두 차례에 걸쳐 입학처장과 입학담당자를 대상으로 “입학전형 계획 개선방안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입학전형의 효율화(전형요소의 단순화 등)’ 문항에 74.5% 찬성, ‘전형요소 반영비율 단순화’ 문항에 90% 찬성, ‘학생부 활용지표를 석차등급으로 통일’ 문항에 94% 찬성, ‘수능활용지표를 석차등급 또는 표준점수만 반영(백분위 미반영)’ 문항에 86%가 찬성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에 ‘2019학년도 입학전형 개선 TF를 구성해 1년 여 동안 입학전형 단순화(표준화)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입학전형 단순화 결과에 따라 3월 20일, 전문대학교육협의회 명의의 ‘2019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신청 및 승인 관련 안내’ 공문이 전국 대학에 발송되었다. 주된 내용은 2019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 후속(입학 전형방법 단순화)에 따른 변경 등의 사유가 있어 2019학년도 입학전형 시행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 대학들에 전형방법을 최대 8개 이내(수시 4개, 정시 4개) 사용 및 전형요소 간 결합은 2개 이내로 하고 전형유형에서 반영비율이 60% 이상은 전형요소에 ‘위주’ 사용하라는 것과 반영비율은 10의 정수로 사용할 것을 요청한 내용이다.

공문이 접수된 후 일부 대학들은 학생 선발권이 문제가 되고 교육이념에 부합되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현재의 입학전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2016학년도 대비 2017학년도 고등학교 졸업자가 2만여 명 줄어들었는데 2018학년도 입시상황이 작년과 비교했을 때 더욱 악화돼 전국적으로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상당수 늘었다.

2019년에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입정원이 고등학교졸업자 수를 초과하는 ‘대입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2020학년도 고등학교 졸업자가 6만9000여 명 줄었을 때 입시상황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각 전문대학에서는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4월 3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많은 전문대학들이 2019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2020학년도 입학전형 계획 수립 시 별도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처 작성하는 대학들도 있지만, 계획서 작성, 제출 기간이 짧아 2019학년도 입학전형 내용을 그대로 담거나 일부분 변경해서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2019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은 곧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반영될 내용이기 때문이다.

일반대학(4년제)들은 이미 2015년부터 교육부의 지원으로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간소화(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성적)를 추진해다. 전문대학들은 별도로 지원되는 예산이 없는 현실이지만, 교육수요자의 입시부담 경감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무엇보다 수험생 및 진학지도 교사들에게 전문대학 입학 전형방법 이해 제고를 위해 입학전형 단순화는 추진돼야 한다.

‘입학전형 단순화’는 단순히 입학전형을 간소화하자는 논리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차원에서 전문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입시전형을 홍보하고 효율적인 진학지도를 하기 위해 전문대학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사안이다. 대학지원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실에서 여러 전형을 통해 더 많은 입학자원을 유치하려는 측면과 전문대학 전체적인 차원에서 전문대학의 입학전형 단순화를 통해 학생들과 진학지도교사들에게 정확한 전문대학의 입시전형을 홍보한다는 측면과 상충되는 면도 있지만 서로 공생하는 의미에서 실익을 따져봐야 하는 문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시대란이 대학의 존폐를 가름하는 현실문제로 부각된 만큼 ‘전문대학의 입시전형단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연적 과제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입학전형 단순화'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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