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현장실습 정책제언시리즈⑥ 끝]산학협력 활성화로 전문대학 현장실습 개선하자
[전문대학 현장실습 정책제언시리즈⑥ 끝]산학협력 활성화로 전문대학 현장실습 개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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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배 연성대학교 산학협력단장
▲ 김진배 산학협력단장

현장실습은 산업체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산학협력 활동이다. 산학협력은 산학협력법 제2조 6항에 인력양성, 연구‧개발‧사업화, 기술이전‧산업자문, 자원 공유 등 4가지 항목에서 산학이 상호 협력해 행하는 활동으로 정의했다. 이 중 인력양성 영역에서는 대학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산업체 현장에서 이론의 적용, 실무교육 및 실습 등을 통해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현장실습을 운영해왔다. 현장실습의 교육 내용, 장소, 그리고 진행까지 산업체 현장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산업체의 도움 없이는 진행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전문대학과 산업체 간에 현장실습 교육이 충실히 진행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장실습 참여 주체와 이들이 현장실습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 매뉴얼에 이해당사자별로 참여 목적을 세분화해 제시하고 있다: 학생은 △전공 직무 교육을 통한 실무 능력 함양 △전공 직무 체험을 통한 진로 및 직업 탐색 △해당 전공 분야로의 취업 연계 등을 참여 목적으로 하며, 산업체는 △전공지식을 갖춘 장기현장실습생을 통한 기업 애로문제 해결 △우수 인력의 조기 확보 △체계적인 인력 검증으로 초기 재교육 비용 절감 등이 그 목적이다.

필자가 참여한 현장실습 실태조사 설문에서 학생들과 산업체는 현장실습 참여 목적 달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높은 공감을 표시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2015년 현장실습 참여 대학생 15만9297명(2011년 대비 약 195%)이 4주 이상의 현장실습을 통해 실무능력 및 직업기초능력을 함양하는 등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산업체에서 신입사원 재교육 기간 및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없다. 오히려 2015년 경총 조사에 의하면 300인 미만 기업에서 신입사원 32.5%가 1년 내 이직하는데 그 이유로 조직·직무 적응 실패(49.1%), 급여·복리후생 불만(20.0%), 근무지역·근무환경 불만(15.9%) 등으로 미스매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현장실습 후 해당 산업체 취업으로 연계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현장실습이 당초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1906년 미국 신시내티 대학에서 시작된 코업 교육(Co-operative education)은 이후 캐나다에서 활짝 꽃피고 있다. 캐나다의 대부분 대학은 코업 산학협동교육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중 워털루 대학의 경우 절반이 훨씬 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코업에 참여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단순히 현장실습과 체험으로서의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산업과 밀착된 고용 연계형 산학협동교육을 받기에 연계 취업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참여 산업체는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친 채용을 통해 잦은 이직, 추가적인 교육 부담 등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 이론교육을 습득한 학생들을 활용해 새로운 프로젝트 수행 및 애로기술 해결 등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아 흔쾌히 월평균 약 2000달러의 높은 실습비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학생들은 학비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신입생 70%가 워털루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코업을 든다고 한다. 한마디로 대학생 현장실습 매뉴얼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생과 산업체의 참여 목적이 워털루 대학 코업에서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전문대학 현장실습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 학생 입장에서는 현장실습에 참여해 전공실무능력 함양과 자신의 진로 설정에 일정 부분 도움을 받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취업 연계성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굳이 현장실습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부족한 것 같다. 산업체 입장에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할 기회가 되고 또 취업으로 연계해 우수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이직 방지, 재교육 감축을 목적으로 하지만 평균적인 취업 연계 비율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그저 말뿐인 것 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업체는 학생들에게 실습처를 제공하는 것 자체를 주저하며 지인인 교원의 부탁으로 실습처를 제공하더라도 실습비를 지급하는 것은 쉽지 않아 이로 인해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우선 현장실습이 시장(market) 기능에 따라 학생과 산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될 수 있는 토양부터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장실습의 양적 확대를 가져오는 데 영향을 미친 현장실습 이수율 대신 연계 취업 같은 질(質)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전문대학과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value)가 대학 내에서 공부하는 것에 비해 크다고 느낄 때 본인의 희망에 의해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산업체 또한 현장실습 참여 학생들을 뽑아 가르쳐 직원으로 채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큰 산업 분야부터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다음으로 캐나다에서와 달리 현장실습 자체에서 충분한 가치를 발견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는 학생과 산업체에 참여를 유인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산업체의 참여가 매우 중요함에도 현장실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산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숙제다. 산업체에 제공할 가치를 마련할 수 있는 분야로 다음 4가지가 고려될 수 있다.

▲ 포항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현장실습에 대한 산업체의 개선요구사항을 듣고 산업체와의 협력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지난해 말 ‘현장실습 활성화를 위한 산업체간담회’를 시행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첫째, 필자가 도입부에 제시한 산학협력 활동 중 인력양성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는 대학이 창출‧보유한 지식, 기술, 그리고 인적‧물적 인프라 등 나눠줄 거리를 만들 수 있는 항목이다. 대학은 지식 창출의 가장 중요한 주체 중 하나다.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당장 실용화 가능한 기술의 개발 및 상품화 지원을 충실히 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전체 대학의 연간 4조 704억 규모의 연구수익 중 전문대학은 2.2%인 911억 정도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이렇다보니 전체 대학이 연간 기술이전 및 사업화로 얻는 수익 총 762억 중 겨우 1.2억 정도만 차지하는데 그쳐 전문대학과 산학협력을 긴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R&BD 지원은 말뿐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전문대학이 본연의 임무 중 하나인 지식 및 기술 창출 후 사업화하는 영역에서도 정부가 전문대학에 재정지원 규모를 늘려 가족회사와 산학협력회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2014년 4월부터 시행 중인 산학협력 마일리지제rk 현장실습 참여 산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 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현장실습 1명당 100마일리지를 받게 되며, 2017년 2월 기준으로 4만9107개 산업체가 3년간 평균 3.6건을 등록한 것은 그다지 실효성 있는 제도로 보이지 않는다.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곳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 12개 사업으로 제한돼 있다. 물론 정부에서는 2018년부터 전 부처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어느 정도 호응을 받을지 알 수 없다. 따라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산학협력 마일리지제의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 실효성 있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즉, 현장실습에 참여해 투입 즉시 역할 가능한 인력으로 양성해 해당 산업체의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인 실적, 현장실습 후 다른 산업체에 취업할 인재를 양성하는데 기꺼이 동참해 국가‧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한 실적 등에 대해 일정 수준 보상이 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더해 산업체가 확보한 마일리지를 적용하는 분야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추진되는 R&D를 포함한 모든 사업을 망라해 그 적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2016년 기준으로 전문대학은 총 6만9406개의 가족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48% 정도는 현장실습, 학생 취업, 산학공동연구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회사들이 전문대학을 돕는 활동들도 산학협력 마일리지제도에 수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끝으로 필자가 포함된 현장실습 실태 조사 설문에서 학생, 교원, 산업체 등 모두 현장실습을 통한 성과 창출을 위해 8주 이상 기간을 늘리는 것에 큰 호응을 보였다. 이런 흐름은 전문대학들이 졸업반 2학기 전반부 7.5주간 집중 수업을 운영하고 후반부에 7.5주간 현장실습 후 바로 취업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의 운영을 검토 또는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장기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이 취업으로 연계되기만 한다면 해당 현장실습은 신입사원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며 여기에 참여해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한 산업체 교육담당자는 직업훈련 교사로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취업 연계 현장실습에 참여한 후 성공한 경우에 대해 사후에라도 직업훈련과정으로 인정해 참여 학생과 현장실습 교육담당자를 고용보험기금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현장실습의 취업 연계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현재 상황으로 현장실습은 그 자체로서는 학생과 산업체 모두에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산업계 트렌드를 정규 교육에서 다 다루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현장실습은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 자명하다. 이런 현장실습에 산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산학협력을 활성화해 산업체에 줄거리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둘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전문대학은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창출해 산학협력회사‧가족회사에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전문대학과 활발하게 산학협력에 참여하는 산업체에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실습을 학생들과 산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직무능력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비용‧효과적인 수단으로 발전시켜 채용 후 장기간 큰 비용을 들여 재교육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산‧학‧관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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